정부가 18일 발표한 증시안정대책에 대해 여의도의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 500선이 무너진 시점에서 발표돼 정부가 더 이상의 주가추락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증시부양에 중요한 것은 제도개선이 아니라 경제전체와 증시의 구조적 문제”라며 이 문제를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번 조치로 매수여력확대 가능한가 증시전문가들은 현재의 증시가 근본적으로 수급의 불균형과 구조조정전망 불투명 등에 따른 `구조적 약세장’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주식투자한도 상향 및 완전개방형 뮤추얼펀드 허용 등의 조치를 통해 매수여력확대의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는 점, 그리고 완전개방형 펀드의 조성으로 간접상품의 투명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즉각적인 증시매수여력의 확대로 연결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리젠트증권의 김경신 조사담당 이사는 “보험사들도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올려야하는 만큼 증시전망이 좋다면 사지말라고 해도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장세에서 투자한도가 올라간다고 과감하게 매수에 나설 보험사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완전개방형 뮤추얼펀드의 확대에 대해서도 김 이사는 “기존의 뮤추얼펀드 등간접상품도 막대한 손실로 추가모집이 쉽지 않은데 당장 개방형펀드가 허용된다해도 큰 자금흡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닷컴증권의 김중엽 이사도 “물론 이번 대책에도 긍정적인 제도가 포함돼있지만 그보다는 앞서 증권업계가 건의한 근로자비과세주식저축의 부활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현재 증시주변 자금동향을 볼 때 비과세주식저축이 부활될 경우 비과세를 노리고 이 부문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이 3조원 수준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자사주취득,처분시 발생하는 평가손의 손비처리 및 자사주소각 등을 손쉽게 한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식을 발행한 사람들이 주주들에게 주가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지속적으로 주가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코스닥등록기업의 한 대표이사는 “회사의 여유자금으로 좀 더 과감하게 주가부양을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주주를 보호한다는 데는 찬동한다”며 “우리 회사도 자사주매입에 8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장 자체가 살아나지 않으면 자사주매입등으로 주가를 부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장외악재 해결은 여전히 쉽지 않아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장내부의 매수기반확대를 통해 증시를 부양하려는 것으로 현재 장을 압박하고 있는 해외증시 등 장 외부 요인들의 해결이 여전히 난망하다는 점도 이번 조치의 효과를 상당부분 희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이날 현재 고점대비 70.25%가 내렸으며 이에 철저한 동조화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고점대비 68%가량 주가가 내렸을 만큼 해외증시의 약세가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온기선 이사는 “현재의 약세장은 구조조정 등 내부문제도 있지만 미국시장이 여전히 약세라는 점, 그리고 한국증시를 부양하는데 큰 힘이 되는 반도체값이 선.현물을 막론하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약세가 전망된다는 점 등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구조조정 완성 키움닷컴증권의 김 이사는 이번 대책에 대해 “현재는 증시매수기반확대도 문제지만 구조조정진행과 같이 시장내에서 통제가 어려운 요소들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우선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매각, 현대문제 등 구조적으로 장을 압박하는 요소들의 해결에 더 주력해야 하며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온 이사는 “정부가 주가지수 500이 무너지는 시점에서 이같은 발표를 함으로써 더 이상 증시가 붕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대부분의 조치들이 막연하게 연기금을 동원하겠다는 것보다 구체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온 이사는 “내년까지 정부는 기업.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데다 채권.자금시장의 어려움도 함께 해결해야 할 처지여서 증시부양은 정부의 구조조정정책 추진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구조조정과 증시가 가진 동전의 양면성을 강조했다. 김정수기자 jsking@yonhapnews.co.kr (자료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