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침체된 펀드산업 `터닝포인트` 만들 것"(이데일리)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펀드온라인코리아에서 일하게 된 것은 제게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침체된 펀드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꾸려나갈 것입니다” 자산운용업계의 숙원인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차문현 대표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예순에 접어든 나이가 무색하게 눈에서는 20대 청년의 총기마저 느껴졌다. 고졸 은행원으로 시작,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 사장에까지 오르며 금융투자업계의 성공신화를 쓴 뒤 이제 펀드슈퍼마켓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차 대표를 만났다. ◇펀드슈퍼마켓, 내년 1분기 본격 출범 차 대표가 맡은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은행과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직접 펀드를 소개하고 낮은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투자자 중심의 개방형 판매채널이다. 다양한 펀드를 한 곳에서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슈퍼마켓으로 불린다. 펀드온라인코리아 설립을 위해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 한국예탁결제원 등 46개 증권 유관기관이 226억원을 출자했다. 펀드시장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적잖은 출자금을 내놓은 터라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성공 여부에 대한 운용업계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28명의 대표 후보지원자 중 최종 낙점된 차 대표의 어깨 역시 무거운 것은 당연하다. 그는 내년 3월 공식 출범하는 펀드슈퍼마켓 준비 과정을 묻는 말에 “우선 초보자라도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춘 전산 플랫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전문인력으로 조직을 구성해 차별화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이다. 차 대표는 “현재 조직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조만간 시스템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년 1분기에는 투자자들이 펀드를 편리하게 사고팔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 제도적 지원 병행돼야”..불완전판매 우려 최소화 온라인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게 차 대표의 생각이다. 앞서 실명확인 절차 개선과 독립 재무설계사(IFA)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일찌감치 내놓은 것도 펀드슈퍼마켓의 조기 정착을 위한 생각에서다. 그는 “현재 온라인으로 펀드에 가입하려면 본인의 실명 확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금융회사에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며 “보험상품이 본인 명의의 공인인증서만으로도 온라인상에서 가입할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온라인 펀드시장의 취지에 맞게 더 간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차 대표는 또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독립재무설계사와 펀드 슈퍼마켓이 상호 연계해 시장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며 “펀드슈퍼마켓만으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자문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독립재무설계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펀드업계의 자구적 노력과 당국의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펀드슈퍼마켓의 성공 가능성은 크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차 대표는 지난달 24일 펀드온라인코리아 창립총회에서 3년 내 손익분기점 3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차 대표는 “과거 인터넷 쇼핑몰들이 초기에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판매망이 된 것처럼 펀드슈퍼마켓인 펀드온라인코리아도 시간이 지나면 국내 펀드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펀드슈퍼마켓의 성공 여부는 물론 최근 동양사태에서 나타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역시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차 대표는 “불완전판매 대부분은 고객 성향을 감안한 상품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고 판매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원천적으로 고객이 스스로 자신이 가입할 펀드를 비교해 선택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불완전판매 위험이 상당히 적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비해 전문상담 요원으로 구성된 콜센터를 운용하면서 불완전판매 위험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펀드업계 지금은 성장통..투자자신뢰 회복에 역점 증시 침체와 더불어 자산운용업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는 이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다. 펀드산업이 급성장한 후에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에 해당한다는 것. 차 대표는 “펀드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펀드산업은 결국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이후 펀드시장이 급성장을 해왔기에 최근의 침체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펀드투자가 노후 대비의 좋은 수단이라는 것은 분명한 만큼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수수료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채널이 열린다면 펀드시장에 다시 꽃이 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펀드시장의 부활을 위해서는 운용업계의 자성과 투자자 불신 해소를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지금은 펀드 시장에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성패는 펀드에 대한 신뢰 회복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낮은 수수료와 맞춤 포트폴리오 구성 등으로 진심으로 펀드 투자의 성공을 돕는다면 머지않아 투자자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투자자, ‘이기는 투자’를 하라” 차 대표는 투자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성공적인 펀드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의 기본 마음가짐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선진국 투자자 대비 펀드에 투자하는 기간은 짧고, 기대하는 수익률은 높다. 지난해 투자자보호재단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펀드의 평균 투자기간은 2년3개월에 불과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평균 투자기간이 약 5년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그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수익률이 높은 대신 수수료가 많다거나 리스크가 높은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을 버린다면 최저비용으로 장기간 평균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이기는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평소 자신의 성공비결로 긍정적인 생각을 꼽아 온 그는 인터뷰 말미 펀드온라인코리아의 미래를 묻는 말에도 어김없이 특유의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대해서도 과연 잘 되겠느냐는 염려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높다란 벽을 담쟁이덩굴이 결국은 타고 넘는 것처럼 펀드온라인코리아 역시 펀드 온라인시장을 앞장서서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