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펀드 투자매력 사라졌다고?..‘글쎄’(이데일리)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올 상반기 국내 펀드업계를 쥐락펴락하던 가치주 펀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가치주 펀드보다는 대형주 펀드가 부각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들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 속에서도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이 시기에 강한 가치주 펀드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는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이 9642억원에 달해 국내 가치주 펀드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1C’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5.25%다. 같은 기간 운용순자산 기준 10억원 이상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0.03%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양호한 수치다. 1개월과 3개월 수익률도 각각 2.64%, 8,23%로 가치주 펀드 인기가 한풀 꺾이기 시작한 뒤에도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설정액 규모가 각각 5391억원, 4123억원으로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로 분류되는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와 ‘신영마라톤(주식)A’도 올 들어 10.29%, 12.09%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는 지난 상반기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중소형 우량주에 집중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대형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근래 들어선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차익 실현을 노린 환매 움직임도 눈에 띄게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 폐쇄와 부채한도 상향 조정 협상 난항 등 미국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가치주 펀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더라도 대내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가치주 펀드에 대해 적절한 투자 비중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평가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면서 주요 가치주 펀드 역시 우량 대형주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말까지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적절히 분배된 가치주 펀드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가져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