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루키 트러스톤의 고민 "공모펀드 늘려야 하는데.."(이데일리)

기관 뭉칫돈 들어오지만 리테일 비중은 전체 수탁액의 14% 가치주 펀드 출시 등 개인 고객 눈맞추기 나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개인투자자 비중이 좀 늘어나야 할텐데...” 해외 국부펀드까지 유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몇년새 국내 최고의 롱숏(Long-Short)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내노라 하는 기관의 마음을 휘어 잡는데 성공했지만 운용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는 일반 개인들까지 고객 기반이 확산되지는 못한 탓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전체수탁고는 11조3733억원으로 국내 자산운용사중 17위에 올라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26위에서 9계단이나 순위가 올랐다. 최근 몇년새 자산운용사중 가장 성장세가 빠른 축에 속한다. 트러스톤운용은 펀드 업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보다 1년여 앞선 지난 1998년 아이엠엠투자자문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그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싱가포르에서 롱숏 운용 능력을 익히고 있던 찰라에 국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에 관심이 높아지자 회사 주가도 급격히 치솟았다. 국내 최고의 롱숏 운용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기관들의 자금이 물밑 듯이 유입됐다. 국민연금이 3조원 이상을 맡기고 있고, 지난해 10월 세계 1위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금기금(GPFG)도 5억달러(약 5600억원)을 넣었다. 세계 2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A)도 5억달러를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임액은 6조4651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트러스톤에게도 기관에 집중된 자산은 다소 부담스럽다. 트러스톤의 전체 수탁고 중 공모펀드의 비중은 14% 가량이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전체 수탁고 중 약 32%가 공모펀드 비율에 한 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관 자금이 한번에 빠질 경우 운용 전략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트러스톤은 지난 2008년 국내 주식형펀드인 ‘트러스톤칭키스칸’과 ‘트러스톤제갈공명’을 내놓으면서 공모펀드 시장에 발을 들여 놨다. 하지만 역시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2011년 출시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자’와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 등도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지난달 내놓은 가치주 펀드 ‘트러스톤밸류웨이증권투자신탁’은 공모펀드 비중을 높이기 위한 본격 신호탄이다. 트러스톤의 이번 가치주펀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함께 담아 중소형주 일변도의 가치주 펀드들과 차별화 돼 있다. 가치주 펀드가 꾸준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만큼 장기 일반 고객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그동안 싱가포르에서 쌓인 운용경험과 역량은 충분하지만 리테일에서 인지도가 부족했다”며 “가치주펀드나 연금저축 등을 기반으로 공모펀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