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은 `아베노믹스`..일본 펀드 어쩌나 (이데일리)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승승장구하던 일본 주식펀드가 기로에 섰다. 아베노믹스의 역풍으로 일본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 자체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일본 주식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일본펀드 유형평균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3.58%로 추락했다. 최근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11.81%와 35.03%에 달했음을 고려하면 최근 수익률이 급격하게 곤두박질치고 있는 셈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환노출형 일본 주식펀드의 단순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22%, 환헤지형의 단순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02%였다. 환헤지형인 ‘미래에셋일본의경쟁력부품소재자 1(H)(주식)종류A’ 펀드가 유일하게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72%로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환노출형 중에선 ‘삼성KODEX JAPAN 상장지수[주식]’의 성과가 가장 좋았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 1.61%에 불과했다.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면서 최근 일주일새 일본 주식펀드에서만 318억원이 순유출됐다. 일본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건 올 들어 처음이다. 다른 해외 펀드에선 자금이 계속 이탈했지만 일본 펀드론 1300억원 이상 유입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주식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실패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꼽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와 중국 경제의 부진, 엔저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본이 성장둔화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면서 아베노믹스와 대혼란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인 ‘아베겟돈’이란 신조어도 나돌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면서 일본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결국 관건은 일본 증시 전망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 증시의 급락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조정인지, 본격적인 하락 국면의 초입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펀드에 가입해 수익이 난 투자자라면 일부 환매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은경 KG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아베노믹스 역풍으로 일본 증시가 급락하면서 최근 일본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면서 “상승장에선 환헤지형의 성과가 더 좋았지만 하락장에선 환헤지형이 더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목적에 따라 환매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현재 수익을 내고 있다면 일단 차익실현 뒤 추가 불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고, 최근에 투자했다면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