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마이너스 `중소형株 펀드`..알고보니 무늬만 (이데일리)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스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도 봄바람을 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대형주의 비중이 더 높아 나홀로 마이너스 수익을 보이고 있는 무늬만 중소형주 펀드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9일 기준 중소형주식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6.06%로 같은 기간 -0.68%를 기록한 전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중 ‘프랭클린템플턴오퍼튜니티자(주식)Class C-F’펀드가 11.4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현대강소기업 1[주식]종류C-s’펀드도 11.36%의 성과를 냈다. 운용 설정액이 4495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A Class’와 설정액 3352억원 규모인 ‘삼성중소형FOCUS 1[주식](A)’도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낸 중소형주 펀드도 있다. 특히 일부 펀드는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짠 ‘무늬’만 중소형 펀드였다. ‘KDB 2020중소형주목표전환 1[주식]A’ 펀드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1.40%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과를 보였다. 1년 수익률도 -13.04%로 같은 기간 유형 평균인 6.91%에 비해 한참 뒤쳐졌다. 이 펀드는 이름은 중소형 펀드였지만 오히려 대형주 비중이 더 높았다. 실제로 지난 1월2일 현재 이 펀드가 담고 있는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5.91%에 달해 유형 평균인 3.54%보다 5배 가까이 높았다. 이밖에 현대차(5.08%)와 CJ제일제당(3.47%), 기아차(3.36%), LG화학(3.18%), GS(3.02%), SK에너지(2.98%), NHN(2.89%), 현대모비스(2.88%), 현대건설(2.28%) 등도 담겨있어 대형주 일색이었다. 유형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동양중소형고배당자1(주식)ClassC’와 ‘유리스몰뷰티[주식]C/C’ 펀드도 각각 0.48%, 2.23%의 수익률로 부진했다. ‘동양중소형고배당자1(주식)ClassC’는 보유주식의 시가배당률도 1.15%로 업계 평균과 같아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 다만 이 펀드들은 대형주의 비중이 높지 않아 개별 종목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소형주 펀드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이 수익률을 크게 좌우하는 펀드 중 하나”라며 “중소형주는 시장의 흐름과 동떨어지는 경향이 커 장기간 흐름을 봐야 하는 만큼 펀드매니저의 교체없이 일관된 운용전략을 가져가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