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헤지펀드, 그리스 국채에 몰려(이데일리)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헤지펀드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중심국 중 하나인 그리스 국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 3월 그리스가 2000억유로 규모 민간 채무재조정을 마친 뒤부터 미국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그리스 국채 매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42년 만기 예정인 그리스 국채 가격은 지난 6월 총선 전만해도 12센트(유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두 배가량 오른 24센트에 근접했다. 이날 2023년 만기 그리스 국채 금리는 16.53%로 이달 초보다 3% 포인트 낮아졌다. 여기에는 ‘금융시장의 하이에나’로 불리는 헤지펀드의 베팅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가 그리스 국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계획으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작아진 데다 위험이 높은 만큼 얻게되는 수익 역시 상당하기 때문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써드포인트는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그리스와 함께 재정불량국으로 불리고 있는 포르투갈을 지목하며 “그리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포르투갈과 비슷한 형태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레이락캐피탈관리와 퍼트리파트너스 등 다른 미국 헤지펀드들도 수개월간 그리스 국채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그리스 경제가 단시간 내에 회복궤도로 올라올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리스가 빚지고 있는 채무를 완벽하게 상환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는 그리스 국채 투자가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헤지펀드들은 그리스 국채가 과도하게 저평가 돼있다고 보고 있다. 글레이락의 한스 휴메스는 “유럽 국가 국채를 지금과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20%를 그리스 국채로 채워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