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 `아래도, 위도 막혔다`(이데일리)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최근 시장을 보면 하루 이틀간의 상승과 그에 따른 소폭 조정 혹은 숨고르기가 계속 반복되는 양상이다. 시장은 대체로 안정돼 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없어 위로도 다소 버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유로존이건, 경제지표건, 기업실적이건 별다른 악재가 없어 지수는 안정적인 흐름을 더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름철 휴가 등으로 여전히 거래가 부진해 반등을 위한 에너지 축적과정은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조쉬 브라운 퓨전어낼리틱스 부대표는 “시장 참가자들 대부분은 지수를 추종하는 정도이고 주식을 사더라도 상장지수펀드(ETF)나 선물, 옵션 등을 매도쪽으로 가져가 헷징하고 있다”며 “대체로 정적인 포지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거나 파는 세력은 거의 없으며 데이 트레이더들도 위축돼 지수 변동성이 크지 않다”며 시장이 당분간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하루 뒤 나올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재개를 둘러싼 뉴스 흐름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 놀테 디어본파트너스 이사는 “사실상 이번주는 연준과 ECB가 시장의 중심이 되는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내일 나올 연준의 FOMC 의사록과 ECB의 국채매입 재개 여부 등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며 이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갈릴 것”이라고 점쳤다. 빌 스톤 PNC에셋매니지먼트그룹 스트래티지스트는 “의사록에서 연준이 여전히 추가 부양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해도 그 가능성은 이전보다 분명히 낮아졌다”며 “이는 최근 일부 경제지표들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의사록에서 연준이 무엇인가 구체적인 신호를 주길 원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신호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의사록에 따른 실망감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지수가 조정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애플의 상승랠리가 이 또한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맷 체슬락 버츄파이낸셜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상승랠리가 조정국면으로 전환된다면 그 폭은 커질 수 있다”며 “여름 휴가철과 경제지표 부재, 유로존 안정 등으로 거래량이 부진해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방어주 위주로 소극적인 매매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ETF가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그러나 토니 새코나기 샌포드 C.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식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며 “애플은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고 ‘아이폰5’는 좋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도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은 편”이라며 “그동안의 주가 사이클로 봐도 애플은 항상 신제품이 나오기 두 달 전부터 랠리를 보여왔으며 지금 주가는 그런 상황에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