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니…`너도나도` 레버리지펀드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펀드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로 자금이 모이면서 후발 주자들도 속속 시장 진입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유럽 위기가 조금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상승장을 대비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15일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1.5배`펀드를 신규 출시하고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키로 했다. KB자산운용은 이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일반 공모펀드로 새로 출시한 것이다. 레버리지펀드란 현물 주식에 선물 등의 파생상품을 활용해 일정 비율로 더 높은 상승 또는 하락이 되도록 설계된 펀드를 말한다. 우리자산운용도 최근 감독당국에 1.5배 레버리지펀드 신고서를 제출했다. 우리자산운용은 당국의 인가 여부가 이달 말 쯤 결정될 것으로 보고있어 아직 향후 판매 계획 등을 구체화하진 않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설정된 1.5배 레버리지펀드는 지난 2009년 6월 설정된 `NH-CA 1.5배 레버리지인덱스`펀드. 이 펀드는 출시 3년만에 설정액 8500억원을 넘기며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성과도 좋다. 3년 수익률이 62.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성과(37.6%)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냈다. 이 펀드는 지난 한달만 11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레버리지펀드에 쏠리는 관심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후발 주자들도 서두르는 모습이다. 미래에셋과 삼성·한국·KB자산운용 등은 한해 뒤인 2010년 ETF 형태로 레버리지펀드를 상장시켜 운용하고 있다. 일반 공모펀드들도 속속 상장돼왔다. 유리자산운용이 `3대그룹대표 1.5배레버리지펀드`를 지난해 연말 출시했고, 하나UBS자산운용도 `파워 1.5배 레버리지인덱스`를 출시, 현재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ETF를 제외한 펀드들중 일부를 제외하면 레버리지 비율이 대부분 1.5배 수준으로 비슷한데다 인덱스펀드 성격상 펀드의 성적에 큰 차별화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자금 몰이를 한 것은 아니다. 대신자산운용의 `포르테 1.6배 레버리지`펀드는 지난 4월말 순자산 50억원 미만 소규모펀드 청산 과정에서 운용이 해지됐다. 유리자산운용의 `3대그룹 1.5배 레버리지` 역시 순자산 10억원 수준으로 소규모펀드 청산 대상에 포함된다. 아직 국내증시의 본격적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앞으로 기업이익 성장률 등이 점차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기대수익을 높이는 방법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레버리지펀드는 이같은 투자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유형의 펀드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펀드로 자금이 모이는 것은 당장의 상승장을 대비한다는 의미로 보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기대 수익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수익이 높아지는 만큼 리스크도 커질 수 있어 투자시 유념할 필요는 있겠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은경 펀드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 펀드는 말 그대로 `지렛대 효과`를 주기 위해 이용하는 상품"이라며 "기초자산의 수익률보다 더 큰 폭으로 펀드의 성과가 움직이도록 설계된 만큼 위험이 높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