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빠지고 신규펀드 못팔고`..운용업계 `시름`(이데일리)

- 올들어 국내주식펀드 6조 가까이 환매 - 판매사들 "신규펀드 판매 꺼려져"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자산운용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는데다 신규 펀드를 내놓는 것도 녹록지 않아서다. 판매사들이 소규모 펀드 정리에 애를 먹으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ETF제외)에서 5조7900억원이 순유출됐다. 매달 3조~4조원의 국내 주식형 펀드가 환매됐다. 지난 2010년 20조원 규모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한 이후 지난해 4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되고 소폭 회복되는 듯 했다. 하지만 올들어 지수가 2000포인트를 회복하자마자 다시 펀드 환매가 줄을 잇는 모습이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환매가 그칠 줄 모른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서질 않아 우선 빼고 기다리자는 심리가 많은 듯 하다"고 전했다. 각 운용사의 상품팀과 전략, 운용팀들은 펀드 환매와 관련해 머리를 모아보지만 `돈 나가는데 이길 장사 없다`는 말처럼 뾰족한 수가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B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올들어 환매가 급속도로 늘면서 마케팅 관련 회의가 여느떄보다 잦아지는 등 해결책을 찾아보려 하고 있지만 지수가 회복돼 펀드가 환매되고 있는 것이니 해결책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신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자산운용사들이 신규펀드를 출시하면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와 판매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최근 펀드업계 분위기상 쉬운 일은 아니다. 신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설정 1년 후 펀드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 청산도 병행해야 하지만 판매사들 입장에서 번거로운 작업이다. 소규모 펀드를 해지하는 과정에서 판매사들은 일일이 투자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펀드 해지 사실을 알리고 다른 상품으로 재가입을 권유하는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이 과정에서 손실이 난 펀드 해지에 대해 반발하는 민원도 발생하는 등 골머리를 앓기 때문에 판매사들이 신규 펀드 판매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운용사 상품팀 관계자는 "일부 판매사의 경우 신상품 펀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운용사에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펀드 판매를 해오기도 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며 "신규 펀드 출시에 대한 말만 꺼내도 우선 뒷걸음질을 치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