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중국펀드인데… H주펀드 수익률 본토펀드 압도 ( 이데일리)

`중국펀드, H냐 A냐 그것이 문제로다!` 홍콩H증시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와 본토A증시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의 수익률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 연초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A주펀드는 평균 24.6% 성과를 달성한 반면 H주펀드는 9.0% 수익에 그쳤다. A주펀드가 이처럼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면 앞으로도 A주펀드에 투자하면 좋을까? 이미 선진화된 증시에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다소 불확실하더라도 선진화되고 있는 증시에 미리 투자해 향후의 이익을 향후할 것인지는 투자자의 선택에 달렸다. ◇ H주 금융주에 집중..A주 업종 분산 지난 한해 상하이A지수는 고점대비 72.0%, 홍콩 H지수는 75.5% 하락했고 올해들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21일 기준 상하이A지수는 저점대비 47.6%, 홍콩 H지수는 79.5% 상승했다. 올해들어서만 A주는 38.5%, H주는 13.5% 상승했다. 같은 중국 주식으로 구성된 지수임에도 H주와 A주의 상승속도와 그 폭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펀드 성과에도 반영돼 연초 이후 A주펀드가 평균 24.6% 수익률을 달성한 반면 홍콩H주 펀드는 같은기간 9.0% 상승한데 그쳤다. (아래표 참조) 중국증시는 본토(A주, B주)와 홍콩(H 주, 레드칩)으로 나눠진다. A주는 상하이 및 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위안화 표시 주식으로 외국인적격투자자(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로 투자자를 제한한다. B주는 상하이 및 심천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투자가 모두 가능하다. 홍콩H주와 레드칩(R주)는 모두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한다. 레드칩은 중국 정부와 국경기업이 최대주주로 참여해 홍콩에 세운 기업을 중심으로, H주는 중국 본토에 본사가 있는 기업 중 홍콩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H주와 A주 성과 차이는 상장된 업종별 구성비중과 밸류에이션, 투자자, 유통주식수 등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하이A주는 금융섹터 33.1%, 에너지 25.2%, 산업재 15.1%, 소재섹터가 10.3%로 구성된다. 홍콩H주는 금융이 60.3%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금융섹터 내에서도 은행업종 비중이 43.6%나 돼 상대적으로 A주가 업종이 분산돼 있는 편이다. 김지희 푸르덴셜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을 경우 개별 산업 싸이클이나 업황 리스크 등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며 "미국발 금융위기 발생으로 인해 금융주가 집중돼있는 홍콩증시의 상대적 충격이 컸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H주 글로벌 이슈에 민감..A주 상대적으로 `비싸` 4월21일 기준 홍콩H증시의 올해 예상이익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12.6배, 상하이A증시는 18.4배 수준으로 본토증시가 홍콩증시에 비해 45.4% 가량 할증거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A주가 정부정책에 대한 직접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비유통주 개혁과정에서 홍콩H주에 대한 보상이 제외된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됐다. 중국정부는 비유통주 해제시 기존 유통주주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한주당 약 30%를 보상하고 있지만 홍콩H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두 시장의 주요 투자자도 다르다. 본토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홍콩H증시는 외국인 비중이 높아 H주가상대적으로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푸르덴셜투자증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홍콩H증시는 본토증시보다 글로벌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고, 본토A증시는 여타 시장과 상관관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본토A증시는 비유통주의 유통화 개혁문제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2005년 4월 증시선진화를 위한 비유통주 개혁안을 발표하고 2010년까지 모든 비유통주를 유통주주 동의하에 전량 유통주로 전환키로 했다. 올해 해제될 비유통주 물량은 6889억7000만주로 시가총액 기준 4조2608억위안(A증시 시총의 31.6%, 유통주의 120%) 수준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비유통주의 심각성은 이 많은 물량이 언제 팔릴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비유통주가 해제되는 시점에 즉시 매각되지 않더라도 언젠간 매각될 물량이기 때문에 이같은 가능성은 증시에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비유통주 해제는 장기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비유통주 해제에 따른 증시 하락 요인을 A증시 매수기회로 삼아볼만하다"고 덧붙였다. ▲ 홍콩H주와 중국A주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점검 자료:푸르덴셜투자증권 ◇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전까진 A주가 유리" 향후 H주와 A주의 움직임은 어떨까. 글로벌 증시가 안정될 경우 금융주 비중이 높고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홍콩H주 투자매력도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급측면에서는 비유통주 해제에 따라 A주에 단기적인 물량부담이 예상되지만 비유통주 개혁이 마무리되는 2011년 이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유상장사의 구조조정과 주가선물거래 도입, 차스닥 출범 등을 통해 중국 증시 선진화 개혁이 추진중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고, 투기성 선물거래로 인한 현물시장에 부정적 영향 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금융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두시장이 모두 중국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수혜를 함께 가져갈 수 있지만 정부 정책이나 투자자 차이로 인해 단기적인 움직임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중국 본토증시 선진화 개혁이 완료되는 2010년까지는 이같은 차별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A주펀드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미 개방화되고 선진화된 홍콩증시에 투자할 것인지, 혹은 불확실하지만 선진화되고 있는 본토증시에 투자해 향후의 이익을 누릴 것인지는 결국 투자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