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난 `자투리` 해외펀드 청산 골머리 (이데일리)

`자투리펀드`라 불리는 소규모펀드를 정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민원 소지에 대한 부담과 판매사들의 반대로 손실이 난 소규모 해외펀드 청산에는 선뜻 손을 댈 엄두를 못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정리된 소규모펀드(대표 클래스만 집계)는 132개로, 전월인 11월 22개에서 6배나 급증했다. 1월 들어서도 소규모펀드 정리 공시가 줄을 잇고 있어 당국의 요청대로 소규모펀드 정리에 가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골칫거리는 해외펀드다. 해외펀드의 경우 손실이 난 경우가 많고 이중에는 손실이 50% 안팎인 `반토막` 펀드도 적지 않다. 펀드를 청산하려면 판매사가 고객들에게 일일히 통지해야 하지만 고객에게 손실을 현실화하도록 유도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는 2014년까지 소규모펀드 비율을 10% 수준까지 낮춰야 하는 운용사들은 일단 손실이 큰 해외펀드나 엄브렐러전환형, 세제혜택펀드 등 민원 소지가 큰 펀드들의 청산은 최대한 미루고, 여타 펀드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해외펀드 정리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미 청산을 통지한 해외펀드들의 경우에도 고객들의 민원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말 가입자가 유독 많았던 중국관련 주식펀드중 일부는 설정 당시 규모는 적지 않았지만 환매가 지속되며 1년 이상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소규모펀드로 전락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특히 손실도 큰데다 중국 증시 개선에 따른 수익률 회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섣불리 청산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청산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투자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궁여지책을 내놓기도 한다. 산은자산운용은 최근 규모가 작은 `동남아듀얼코어`펀드를 `인도네시아코어셀렉트펀드`로, `삼바라틴아메리카펀드`를 `삼바브라질포커스펀드`로 변경하는 내용의 수익자총회를 열었다. 이처럼 모펀드를 변경하는 것은 수익자총회 의결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산은자산운용은 투자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사를 통한 변경 통보 이전에 자발적으로 수익자총회를 개최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펀드처럼 손실이 큰 경우 혹은 세제혜택을 목적으로 가입한 펀드를 일방적으로 청산할 경우 투자자가 세금 관련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등 민원의 소지가 있어 판매사도 운용사도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