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1]②압축형펀드 용두사미..`ETF 급성장`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후의 웃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다` 주식시장 만큼 이 말이 절실히 와 닿는 곳도 없다. 펀드 투자도 그랬다. 올해만 놓고 본다면 연초와 연말 미소 짓는 사람이 전혀 다를 공산이 크다. 올해 시장이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인데다 하반기들어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크게 출렁였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에는 일제히 빨간불이 들어왔고 그나마 채권형 펀드가 더 잘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 덩칫값 못한 압축형 펀드 vs 꾸준히 선전한 중소형펀드 가장 실망이 큰 펀드는 압축형 펀드다. 지난해부터 자문형랩어카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산운용사들 역시 그와 비슷한 스타일로 운용되는 펀드들이 앞다투어 출시했다. 대형 우량주 위주로 20개 안팎의 종목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주식형 펀드들이다. 압축형 펀드는 상반기에는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중 자금이 몰리는 등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화려한 시절`은 길지 않았다. 지난 8월 폭락장을 겪으면서 지수의 추락과 함께 덩치 큰 대형주들의 더 많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것. 종목의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분산투자 정도가 낮은 압축형 펀드는 시장 하락의 충격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연말로 가면서 지수 회복과 함께 수익률도 많이 만회됐지만 여전히 -8%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올 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중소형주 펀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중에 중소형주 펀드가 3개나 된다. 유형별 수익률도 2.62%로 일반 주식형 펀드(-11.33%)와 코스닥지수(-1.82%)에 비해서도 두드러지게 선전했다. ◇ ETF 급성장..해외펀드는 이중고(二重苦)에 `답답` 올해 펀드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상장지수펀드(ETF)의 급성장이다. ETF는 기본적으로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낮은 수수료와 운용보수, 실시간 매매 가능, 다양한 기초자산 등의 강점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처음으로 순자산 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 들어 ETF로 유입된 자금만해도 4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상장된 100여개 ETF의 면면을 보면 자금 유입측면에서나 수익률 모두 천차만별이었다. 성과면에서 `승자`는 자동차ETF 였다. `삼성KODEX자동차ETF는 올해 22.37%의 수익을 내며 국내 주식 펀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대신GIANT현대차그룹ETF`도 14.07%의 수익률로 3위에 올랐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파생형 ETF는 올해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며 급팽창했으나 수익률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다르다. 레버리지ETF의 경우 장이 연초대비 하락한데다 시장보다 더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해 평균 수익률로는 하위권에 대거 포진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해외 펀드는 올해도 자금 이탈과 수익률 부진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돈을 넣은 중국펀드(-21.08%)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20.51%) 수익률을 밑돌며 여전히 `애물단지`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 펀드(-3.54%)가 예상 밖으로 약진했다. 미국은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경기 회복세 부진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다. 다만 유럽이나 이머징 시장 대비 견조하게 버티면서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작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