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의 펀드수첩]평생 당신과 함께 (Edaily)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교내커플이나 사내커플이 많은 이유는 뭘까요? 얼굴 볼 일이 많아서, 정이 들어서, 성향이 비슷해서, 편해서 등등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비슷한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요? 출근을 하거나 학교에 나오는 시간, 일이나 수업, 시험이나 회의, 크고 작은 행사 등 같은 학교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끼리는 굳이 맞추지 않아도 생활 주기가 유사합니다. 그러다 보니 얼굴 볼 일도 많고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관심사나 고민을 공유하기도 하지요. 아무리 보고 싶어도 낮 밤이 바뀐 커플은 주중에 만나기는 힘들 테고, 사랑하는 마음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생각해보면 친구도 그렇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더 가깝게 지내지만 사회에 나가면 소원해지기 쉽습니다. 오히려 회사 선후배, 비슷한 시기에 취직하고 결혼하는 친구들과 더 친해지지 않던가요? 이렇듯 짧게 보면 생활 패턴, 길게 보면 라이프사이클이 비슷한 사람과의 관계가 오래 지속되기 마련입니다. 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펀드는 많습니다. 상품별로 특색과 장점도 다르고요. 하지만 투자자의 소득 수준과 자금의 용도, 위험 성향에 따라 `베스트 펀드`는 사람마다 혹은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생애주기에 따라 가장 기본이 되는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비중을 조절하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펀드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라이프사이클` 펀드입니다. 투자자 연령에 맞춰 각 주기별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자동적으로 재구성해 주는 펀드죠. 나이가 젊을 때는 주식 비중이 높은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해가 갈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식입니다. 나와 함께 펀드도 나이가 들어가는 셈입니다. 이 경우 운용자산이 점차 주식형에서 혼합형, 채권형으로 변해가기 때문에 운용 수수료는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게 됩니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단순히 주식 비중만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담는 주식도 대형 우량주나 경기 사이클을 크게 타지 않는 안정적인 종목 위주로 선택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안정적으로 자산을 윤용해야 하냐고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통은 젊은 투자자들이 더 공격적인 투자 패턴을 보이고, 혹여 손실이 생긴다고 해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죠. 또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일찍 보편화된 펀드로 긴 시간을 두고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젊은 시절 공격적인 운용을 통해 얻은 이익을 조금씩 채권형으로 전환해가면서 이익 보존과 안정적인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도이지요. 그렇지만 개별 투자자에 따라 다른 성향도 고려돼야 하겠죠.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과정이 가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동으로 진행되는 펀드(일몰형)와 투자자가 직접 연령대별로 특화된 펀드 가운데서 선택하는 펀드(비일몰형) 등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델리티 2020년 목표펀드`는 2020년에 은퇴하거나 은퇴를 바라보게 될 40대와 50대를 대상으로 합니다. 고객이 투자 기간을 정하면 기간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가 조정됩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라이프사이클연금투자신탁`은 주식에 8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인 `라이프사이클2030`부터 채권형 펀드인 `라이프사이클6090`까지 5개의 펀드로 이뤄져 있습니다. 본인의 사이즈에 맞는 옷을 산다고 해도 부분적으로는 수선해서 입어야 하는 경우가 있듯이 각자의 투자 성형과 소득 수준 목표 수익률을 고려해 연령대와는 다른 라이프사이클펀드를 고를 수도 있겠지요.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보통 1년에 두 번에서 무제한으로 수수료 없이 펀드를 갈아탈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100세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 지 복잡하고 어려우신가요? 펀드를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 아니라 오랫동안 평생에 걸쳐 나의 자산을 굴려줄 동반자로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펀드계의 `머스트해브아이템`인 라이프사이클 펀드와 함께 해보시는 것도 좋은 생각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