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AUM 집계 `이러다 반쪽짜리 되겠네` (Edaily)

운용사 AUM 집계 `이러다 반쪽짜리 되겠네` 일임·자문 계약의 큰 손인 연기금 및 기관들이 계약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다. 때문에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전일 자산운용업계 실무자들을 상대로 일임·자문 계약까지 포함한 집계인 AUM을 내달 1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히고 업무내용을 설명했다. 협회는 집합투자업자의 경우 투자일임계약규모를 작성해 매영업일 오후 2시까지 해당 홈페이지에 직접 입력하거나 협회표준전문 양식에 따른 FTP채널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AUM 집계는 에셋언더매니지먼트(Asset under Management)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펀드 뿐만 아니라 투자 일임·자문 계약 자금까지 집계하는 글로벌스탠더드 통계방식이다. 하지만 시행 전부터 업계의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실무적인 부담과 더불어 계약 상대방인 기관들이 정보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펀드에 대한 집계 방식은 펀드마다 고유 코드를 부여하고 설정원본액, 자금 증감액, 순자산가치(NAV) 증감 등을 매일 집계하고 있다. 펀드 갯수가 많아 운용사가 직접 업무를 처리하기 번거로워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일반 사무관리 회사에 위탁해 바로 협회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협회에서는 제로인과 같은 펀드평가 회사를 통해 기준가격 등에 대해 검증 작업을 한번 더 거친다. 또 펀드 수탁사를 통해 주간, 월간으로 데이터를 받는다. 하지만 일임계약의 경우 계약자와의 정보공개 등의 문제로 운용사가 모두 수작업을 통해 통계를 집계하고 보내야 한다. 정보공개면에서도 업계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계약상대방인 연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들이 일임 계약 내용이 집계,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협회가 나눠놓은 항목에 따라 연기금 증권 은행 등 기관별로 나누고 계약금액과 NAV를 공개해야 하고 자산유형별로도 공개를 해야 한다. 특히 연기금의 경우 그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AUM 집계를 통해 일임투자내역이 모두 공개되는 것과 다름없어 아예 집계에서 빼달라는 곳들이 많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AUM 시행이 다가오면서 계약자인 연기금과 여타 기관을 상대로 조사를 해봤다"면서 "대부분의 기관이 어떠한 계약 내용도 공개되기를 꺼려하며 일부 기관의 경우 거래를 공개할 경우 일임계약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 "기관 뿐만 아니라 개인 역시 정보 공개를 놓고 문제가 많다"면서 "연기금과 기관, 개인 등 원하는 계약자의 계약내용을 빼고 나면 새로운 집계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계약금액을 공시하도록 했는데 일임계약의 경우 계약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일정 한도로 표시되는 계약들이 많다"면서 "이럴 경우 어떻게 공시를 해야 하는냐"며 집계의 허점을 강조했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비즈니스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일임 계약 신고를 모두 할 수 없다"면서 "결국 보험 계열사를 둬 몇십조원의 일임계약을 받는 곳들만 외형이 커져보이는 착시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펀드시장 규모는 300조원으로, 일임·자문 계약을 포함하면 500조원으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