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의 펀드수첩]`왕의 귀환에 걸어볼까?` (Edaily)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내기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원리는 한 가지입니다. 2개 이상의 선택지에서 하나를 고르고, 돈을 겁니다. 그리고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이 건 돈을 가져갑니다. 참여한 사람이 여럿이면 나눠가지면 되고, 자기가 건 쪽 승산이 낮을수록 이겼을 경우 가져가는 돈은 많기 마련입니다. 내기 판돈이 클수록, 승률이 낮을수록 기대 수익은 높아집니다. 단, 잃을 확률도 크지요. 높은 수익에는 높은 위험(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따르는 법이지요. 왜 당연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하느냐고요? 사람들은 내기든 투자든 돈이 걸린 일에선 흔히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박을 기대하면서도 위험은 최소화하고 싶은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이지요. 그런 심정에서 중국이나 브릭스, 베트남 펀드에 투자했다가 `물린` 투자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소위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는 이들 국가들은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국가들은 미래 챔피온이 될 만한 슈퍼루키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기억하시나요. 기대 수익이 높은 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는 것을. 그렇다면 지금 챔피온은 누구일까요? 금융위기의 발원지로 왕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명실공히 1등 국가인 미국입니다. 미국은 이미 완숙기에 접어든 시장으로 탄탄한 펀더멘털을 자랑합니다. 다만 가파른 기울기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크게 잃을 위험도 적지만 투자처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최근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가격이 싸졌기 때문입니다. 좋은 것을 몰라서라기 보다 비싸서 못 사는 물건이 싸게 나온 셈입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S&P)가 선정한 미국 대표기업 500개의 주가지수인 S&P500지수는 지난달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간신히 1만2000선을 회복했습니다. 아직 금융위기 발생 전인 1만5000선까지는 갈길이 멀지요. 미국 증시는 이처럼 큰 그림으로는 2009년 저점을 찍고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에따라 미국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해외 펀드 중 1등을 달리고 있고, 올해 누적으로 코스피200 보다 낫습니다. 현재 국내에 설정된 공모형 미국펀드로는 `미래에셋맵스US블루칩인덱스 펀드`,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 `신한BNPP봉쥬르미국펀드`, `AB미국그로스펀드`, `KB스타미국S&P500인덱스펀드`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최근 수익률이 가장 좋은 미래에셋맵스US블루칩인덱스펀드의 경우 IBM과 애플 쉐브론 맥도날드 등 미국 대표 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의 경우에도 월마트와 P&G 스타벅스 등 이름만 대도 알 만한 기업들에 주로 투자 합니다. 세금이나 환매 수수료 등의 이유로 해외펀드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맵스TIGER나스닥100`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분명 경기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향후 경기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의견이 더 많습니다. 물론, 올해 내내 미국 증시를 흔들었던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 요인이 여전한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지만요. 자, 이제 당신의 판단이 남았습니다. 내기에도 투자에도 100%는 없습니다. 그리고 승률이 높은 만큼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아주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꽤 높은 확률로 이기는 투자를 할 수는 있는 선택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