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채권에서 길을 찾다 (Edaily)

[이데일리 최한나 김상윤 기자] 부자들의 돈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주식도 부동산도 불안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내 후순위채나 해외채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변동성 심한 증시에서 마음 졸이고 있느니 ‘예금금리+α’ 정도의 안정적 수익을 얻겠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단 해외채권 중에는 상반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채권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유럽국 가운데 부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이탈리아 국채도 부자들이 많이 찾는 자산이다. 김재훈 우리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블루 부장은 “부도 가능성이 낮으면서도 가격적인 면에서 매력이 있는 이탈리아 국채를 문의하는 자산가들이 많다”며 “수익률이 7~8% 정도로, 주식 대비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최근 돈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배 삼성증권 SNI 코엑스인터컨티넨탈 지점장도 “환율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브라질 채권에 여전히 관심이 가장 많다”며 “여유자금을 가진 부자들이 고금리채권을 담아 저조한 수익률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물가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가채는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를수록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늘어난다. 아울러 하이닉스나 국내 은행 등이 해외에서 발행하는 후순위채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걸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김홍배 지점장은 “요즘은 예전처럼 물가와 금리간 상관관계가 강하지 않아 물가가 오르는데도 금리가 낮은 상황”이라며 “물가가 4%대를 넘어선 데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채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자금을 굴리는 큰 손들이 채권을 대안 투자처로 주목하면서 일반 서민층에도 채권 인기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에 멀미를 느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해외채권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8000억원에 이른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주식시장과 원자재 시장이 무너지면서 이머징 채권은 고금리로, 선진국 채권은 안전성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유럽시장이 불안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있어 당분간 채권 쪽으로 자금 이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