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다르고 속다른 이 펀드..이름보고 투자하면 `아차` (Edaily)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이름이 붕어빵이라고 해서 진짜 붕어가 들어있지는 않다. 일부 펀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름만 보고 덜컥 가입했다가는 예상과 다른 수익에 놀랄 수 있다. 대표적인 펀드가 공모주 펀드다.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 전체 자산의 10% 정도만 공모주에 투자한다. 나머지 90% 이상은 채권에 넣는다. 그나마 새로 상장하는 종목이 별로 없을 때는 공모주가 아닌 일반 주식에 투자한다. 시장에 풀리는 공모주가 워낙 충분하지 않은 데다 공모주만 담을 경우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표 공모주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진짜` 공모주를 찾아보기 힘들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와이즈 셀렉티브(selective) 공모주30 알파 증권투자신탁`의 경우, 지난 5월초 기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이 하이닉스다. 전체 자산의 7.7%가 이 종목에 투자돼있다. 이 펀드는 이 밖에도 현대제철(4.8%), OCI(4.6%), LG화학(4.4%), 테크노세미켐(4.4%) 등 공모주 아닌 일반 대형주로 상위 5개 종목을 구성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의 `공모주 플러스10 증권투자신탁`도 마찬가지. 엔씨소프트(6.1%), OCI(4.9%), 고려아연(4.1%), 현대모비스(4%), 두산인프라코어(3.7%) 등 포트폴리오 상위권을 일반 대형주가 차지하고 있다. 일부 배당주 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간판에는 `배당주`라고 큼지막하게 써붙이고 있지만, 사실은 배당 매력이 별로 없는 종목을 가득 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성자산운용의 `배당주 장기 증권투자신탁`의 경우, 삼성전자(6.6%)와 현대중공업(6.3%), 삼성중공업(4.8%), 대림산업(4.6%) 순으로 많이 담고 있다. 모두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들이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블루칩 배당 증권투자신탁`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상위권에는 삼성전자(10.1%)와 현대차(5.6%), 기아차(5.5%), 하이닉스(5%), 현대중공업(4.8%) 등이 올라있다. 사실상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다르지 않은 구성이다. 이정은 푸르덴셜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배당주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한 그룹으로 묶여서 성과가 비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수하게 배당주만 담아서는 시장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며 "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 대형주를 섞는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펀드도 이름만 보고 투자하면 안되는 펀드로 꼽을 수 있다. 농산물 펀드라고 해서 전부 콩이나 밀 등 농작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농기구나 비료 등 2차로 연계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이름에는 `농산물`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작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기후나 정책 등에 많이 좌우되고, 농기구나 비료 등 2차 연계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농작물 수확 자체보다 기업 실적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투자할 때 꼼꼼히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