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의 펀드수첩]명품백 사느니 차라리 `럭셔리 펀드` (Edaily)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네가 지미추의 신발을 신는 순간, 넌 이미 네 영혼을 판거야`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신발 하나에 영혼 운운하다니 너무 과장이 심하다구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명품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지요. 꼭 가격을 따져 `이만큼 비싸니까 명품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건 정말 특별하다`고 여겨지는 단 하나의 물건, 그게 바로 명품이라는 겁니다. 흔히 명품시장은 불황을 모른다고 하지요. 명품을 소비하는 계층은 기본적으로 고소득자인 경우가 많지요. 혹은 비싼 걸 알면서도 명품이 주는 부가가치를 높이 사는 계층이거나요. 그래서 명품시장은 경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신흥국들이 성장기에 들어서면 상류층을 중심으로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명품 소비가 늘어난다고 하니 전세계 곳곳에서 성장 동력까지 수혈되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가 명품 소비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펀드 중에서도 이러한 명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습니다. 일명 `럭셔리펀드`로 불리는데요. 주로 명품의 본거지인 유럽 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방과 의류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 등의 명품 제조업체를 비롯해 호텔과 배, 외제차, 술, 시계 등 사치품을 만드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죠. 실제로 해외 명품 업체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의 최근 수익률을 보면 해외 펀드 중에서 뿐 아니라 전체 펀드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료: 제로인) 특히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한 이후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이고 있는 최근 3개월간의 성적은 눈에 띄는데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0.67%,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4.55%의 수익을 내는 동안 럭셔리 펀드는 10%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김용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외 변동성 증가로 국내 주식형 펀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대안으로 럭셔리 펀드를 비롯 일부 테마 펀드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모든 펀드가 그렇듯이 럭셔리 펀드에도 `몰빵` 투자식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합니다. 실제로 럭셔리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이정숙 한국투자증권 펀드매니저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매출과 이익성장세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실수요자(end user)의 수요 및 소비성향에 수익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전 업종이 아닌 소비섹터에 집중투자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올 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긴축 기조 강화나 세계 최대 명품 소비국으로 꼽히는 일본 대지진은 럭셔리 펀드에는 예장치 못한 악재였습니다. 따라서 신흥국의 성장과 소비 확대의 수혜를 누리고 싶을 때,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일부로 럭셔리 펀드 하나쯤 담아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어떨까요? 어쩌면 명품 백 하나 사는 것보다 더 큰 만족을 줄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