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 구경만?··· 원유펀드 `지금이 기회` (Edaily)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대를 넘어서면서 가계부 주름이 늘고 있다. 유가가 오를 때, 대부분 사람들은 늘어나는 비용부터 걱정한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유가 상승은 수익을 얻는 좋은 기회가 된다. 발 빠른 투자자일수록 기회부터 찾는 법. 전문가들이 원유 펀드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사실 올들어 원유 펀드의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않다. 투자 대상이 되는 원유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했기 때문. 여러가지 요인들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2분기 들어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3차 양적완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였다. 경기가 침체 상황으로 접어들면 원유 수요가 줄면서 유가를 떨어뜨린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컸던 점도 주된 이유다. 여기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말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는 좀처럼 하락세를 멈추지 않아왔다. 실제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원유 펀드들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한국투자운용의 `한국투자ETI원유특별자산` 펀드와 삼성운용의 `삼성WTI원유특별자산` 펀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4%대다. ▲ WTI 가격 추이(배럴당 달러)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원유 가격이 반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경제지표가 다시 호조세를 회복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미국 ISM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딛고 오히려 반등했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원유 수요 역시 꾸준할 것이라는 기대에 다시 불이 지펴졌다. 곳곳의 기상 악화가 채굴량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타격을 덜 받는 실물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런 요인들 덕에 최근 일주일새 원유 펀드 수익률은 미미하게나마 플러스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장기적인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가격이 많이 떨어져있는 만큼 지금이 바로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라는 조언도 나온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유가 전망은 경기 전망과 직결되는데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다시 주를 이루고 있다"며 "3분기 경제지표가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면서 원유 펀드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저금리 기조,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상 악화 등 원유 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원유 펀드에 투자해도 좋을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