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냉탕 온탕`, 레버리지펀드는 `크게 웃다 크게 울다` (Edaily)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은 삶의 교훈이다. 보통은 기대되는 이익이 클 수록 실패할 경우의 충격도 크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 지수의 조정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상승장에 세게 배팅하는 레버리지 펀드의 수익률이 공모 펀드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코스피 200인덱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들의 이번달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의 하락률을 한참 밑돈다. 지난 주에는 공모 펀드 중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료: 제로인) ◇코스피 하룻새 냉탕과 온탕..레버리지 펀드는 `아직` 레버리지 펀드는 말 그대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펀드이다. 여기서 지렛대의 역할을 하는 것은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이다. 이런 도구를 이용해 변동성을 키우고 실제 지수보다 더 많이 오르도록 설계한 것이다. 문제는 오를 때는 기쁨이 두배가 되겠지만 떨어질 때의 충격도 갑절이라는 점이다. 단순화 시켜서 생각해보면 100원을 2배 레버리지해서 투자할 경우 지수가 2배 오르면 400원이 되지만 지수가 반으로 떨어지면 25원이 된다. 투자한 돈이 클수록 원금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변동성이 큰 장이나 하락장에서는 손실률을 레버리지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직접 투자보다 펀드가 더 유리하지만 레버리지 펀드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일반 투자자의 경우 장이 하락할 때는 레버리지 펀드에서 배가 되는 손실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전망이 틀릴 경우 큰 손실을 보거나 의도치 않은 장기 투자가 되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엇갈리는 미국 경제 지표와 남유럽 재정위기 등 다양한 대내외 변수가 나오는 가운데 수급 상황도 꼬이면서 시장은 변동성이 큰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에서도 당분간 기술적인 반등 이상의 강한 상승 추세가 나타나기는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등의 시점은 멀지 않았으나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 이상의 탄력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일단 발 빼고, 상승장에서 `배팅` 그렇다면 레버리지 펀드는 `나쁜 상품`일까? 그렇지는 않다.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력한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또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 투자에는 엄두가 안 난다면 대세 상승장에서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시장이 지금보다 오를 경우에는 거치식으로 목돈을 넣어뒀을 때의 수익률도 코스피지수 상승률 대비 훨씬 크다. (자료: 제로인) 김용희 연구위원도 "지난해 말에서 올초 같은 상승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파생 상품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 레버리지 펀드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전망이 밝다고 해도 하락할 경우의 리스크를 고려해 레저리지 펀드에 `몰빵` 투자를 하기보다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레버리지 펀드는 시장 상승에 조금 더 세게 배팅해 보고 싶은 일반 투자에게는 좋은 대안"이라면서도 "그만큼 변동성이 큰 점을 감안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30%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레버리지 펀드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손실률이 크지 않거나 수익을 보고 있다면 일시적으로 투자금을 뺐다가 장이 안정되면 재투자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