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보단 낫겠지만..` 펀드 만기연장 이후는? (Edaily)

"저 시집 갈 혼수 비용이었어요.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려주겠다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펀드에 가입했는데 아직도 반토막이라니요. 펀드 만기 연장하면 원금 회복 된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그래도 어떻해요. 원금의 반도 못찾는 상황에서 환매를 한다면 억울한 일이니 펀드 만기 연장에 따를 수 밖에요." "상권은 말할수 없이 좋고 국내 처음, 최대 규모의 투자라면서 부동산 펀드에 가입하라 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사업이 중단됐다니요. 벌써 만기 연장만 3번째예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저희 부부 노후 자금이예요.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서 몇십년 모아온 자금인데...이 펀드 생각만하면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주식시장은 순식간에 급락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불똥은 펀드 전반으로 확산되며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금융위기 이후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의 펀드들은 원금을 속속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반토막, 깡통 수준의 펀드들은 만기를 연장하며 투자자들을 울리고 있다. 만기 연장된 이후 상환된 펀드라 할지라도 수익률 측면에서 일반 펀드들을 앞서지 못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만기를 했지만 만기이후 상환된다 해도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19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만기 연장돼 상환된 펀드 36개의 평균 수익률은 2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56%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특히 `알리안츠GI Best국공채B- 1`과 `미래에셋맵스스프레드RCF파생상품`, `칸서스부산대특별자산 1` 펀드들은 겨우 원금만 회복한채로 상환됐다. 현재에도 펀드 만기가 연장돼 운용되고 있는 펀드들은 47개에 이른다. 이중 베트남 1호 펀드는 최근 5년 만기 연장이 결정됐다. 한국운용은 지난 13일 열린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1호`의 수익자 총회에서 만기연장 및 개방형 전환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만기일은 오는 6월30일에서 2016년 6월30일까지 5년 연장됐다. 이 펀드의 현재 수익률은 -30%. 올 초 만기를 맞았던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사모 베트남펀드는 반 토막 수익률로 청산된 바 있다. 또 지난 2009년 만기가 연장된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공모 경매펀드는 자산 매각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빌딩을 인수할 협상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때문에 당분간 청산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외에도 지난 2007년에 설정된 `마이애셋 MY Dual Star파생상품D- 1` 또한 만기를 연장해 운용 중이다. 설정후 손실률은 무려 80%. 이 펀드는 리먼 브러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주가연계펀드(ELF)를 운용하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투자금이 날아가는 위기를 맞아 펀드 만기를 연장했다. 이 상품에 가입한 한 투자자는 "복잡하고 리스크 있는 상품을 그 어느 상품보다 안전한 상품인양 가입을 권했던 판매사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는 수익률이 보장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만기 연장만을 강요하다니 억울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만기의 경우 투자자들의 과반수 이상 찬성 투자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일부 국가의 주식시장의 회복이 더디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있기 때문에 현재 큰 손실을 보고 환매하기 보다 만기 연장을 통해 원금이라도 회수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