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뜬다vs아니다`..부엌데기 가치주 운명은? (Edaily)

[이데일리 최한나 장영은 기자] `철 지난 유행가 타령`이 될까, `전성기의 재개`를 맞을까. 가치주 펀드의 명가(名家)로 꼽히는 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이 잇따라 `가치주의 부활`을 주창하고 나서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 주도주 위주로 가파르게 오르던 시장이 잇단 조정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 이들의 주장에 한층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 밸류·신영 "조만간 온다..가치주 시대" 선봉에 나선 곳은 한국밸류자산운용이다. 박래신 밸류운용 대표이사는 지난달 취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가치주와 성장주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다"며 "가치주가 제대로 평가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도 최근 간담회를 통해 가치주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밸류운용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상진 신영운용 대표는 "가치주 수난시대라고 하지만 뒤집어 얘기하면 지금 가치주가 가장 싸다는 얘기"라며 "시장을 주도하던 종목들이 지나치게 많이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진 만큼 이들의 주가 상승률은 점차 둔해지고 가치주 장세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양극화 지나쳐..시장 분위기 바뀌면 가치주 유리" 이들이 `가치주 시대의 부활`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작년부터 계속된 시장 양극화가 지나치게 과도해졌다는 점이다. 대형 성장주만 집중적으로 오르는 양극화가 극에 달했고 이제는 그 격차가 좁혀질 타이밍이라는 것. 밸류운용에 따르면 대형주와 중소형주간 PBR 프리미엄이 고점에 달했던 시기는 지난 20년간 두 차례다. IT버블이 있었던 1999~2000년과 중국 특수가 있었던 2003~2004년이 그 때다. 당시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가 누렸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120%에 달했다. 하지만 고점에 이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하락세를 탔고, 이는 가치주가 각광받는 시대로의 진입을 이끌었다. 박 대표는 "최근 대형주 프리미엄 역시 100% 안팎으로 사상 최고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이 같은 프리미엄이 조만간 축소되면서 가치주가 초과 수익을 내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유는 대내외 여건 변화다. 다음달말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마무리되면 유동성 힘이 약해지면서 종목별 내재가치에 집중되는 분위기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부동산 PF 부실 해소와 공공요금 인상 등이 진행되면서 소외주들의 상승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가치주는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가장 유망한 종목"이라며 "지금은 비록 외면받고 있지만 시장 여건이 달라지면서 반드시 비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성장주 유리한 여건 여전..가치주 시대 아직"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기업 이익 면에서 성장주들의 우월함이 월등할 뿐 아니라 향후 성장동력이나 수급 등에서도 가치주가 딛고 올라설 만한 모멘텀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오랜 기간 소외됐다`는 논리만으로는 가치주 반등을 기대하기에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증시가 상반기보다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전히 성장형 종목들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경제가 현재의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고 다음 단계로 올라선다면 가치주까지 매기가 확산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4~2005년과 달리 지금은 외국인 주도 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을 많이 하는 대형 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