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서 빛나는 중소형株 펀드..`작은 고추가 맵다` (Edaily)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연초 이후 국내 증시는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옆으로 기면서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에도 일제히 파란불이 들어왔다. 코스피가 지난해 말 대비 3.4% 가량 하락하면서 코스피200 종목과 배당주, 일반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모두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 와중에도 중소형주 펀드는 홀로 `+`수익률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저평가 매력에 수급 개선까지 `好好` 중소형주의 돌풍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전개되면서 중소형주와의 차이가 워낙 크게 벌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 자료: 제로인(2011.3.7 기준) (단위:개, 억원, %)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소형주의 선전이 단순히 `갭 메우기` 논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수급 여건이 받쳐준 덕분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저가 매력이나 실적은 물론 주가 상승에 필요 조건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려면 사려는 세력이 붙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수급 여건의 추세는 중소형주에 유리한 쪽으로 바뀌었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나 랩 등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머니는 상대적으로 두둑하다. 일단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 본다면 국내 수급만으로 받쳐 올리기에는 대형주보다는 몸집이 작은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동 문제와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의 대외 불안 요인까지 고려할 경우 대안주로서 중소형주의 매력은 돋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외국인 태도 변화 주시 얼핏 보면 중소형주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 보이지만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단 지난해 워낙 부진했기 때문이지 절대적인 상승률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중소형주는 지난해 외국인 주도의 상승장에서 소외되면서 안 올랐기 때문에 최근에 덜 빠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의 귀환`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항상 수급을 주도하는 세력과 이들이 사는 종목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시장을 주도했던 외국인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52조원을 순매수 했는데 이 중 50조4000억원이 대형주였다"며 "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빼면서 대형주의 주가가 빠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은 외국인의 부재 속에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돌아올 경우 결국 다시 대형주가 선두에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불안하다면 방망이를 짧게 잡아라 전문가들은 일단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다소 짧은 관점에서 대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단 올해는 좋겠지만 길게 봤을 때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외부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국내 수급과 실적이 받쳐주는 중소형주는 좋은 대안"이라고 진단했다. 이계웅 연구위원도 "지금은 대형주와 수출주의 반등이 쉽지 않은 만큼 중소형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라며 "단기적으로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고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중소형주 테마는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돌아오면 결국은 대형 성장주가 다시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