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들이 비교적 뛰어난 장사 수완을 발휘하며 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사모펀드 및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프레킨은 전 세계 국부펀드의 지난해 자산이 전년대비 11% 증가한 3조98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모펀드 등과 마찬가지로 국부펀드들 역시 금융위기 동안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투자에 비중을 두면서 타격이 컸다. 여기에는 국부펀드들의 자산 다각화 노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레킨은 국부펀드들의 자산 증가분에는 새로운 자산 유입과 환율 움직임 외에 투자 성과도 포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부펀드들은 대체투자를 늘려 올해 초 전체 국부펀드의 61%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7%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또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국부펀드는 56%에서 59%로 늘었고 부동산에 대해 투자하는 국부펀드고 51%에서 55%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헤지펀드에도 투자하고 투자하는 국부펀드는 36%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투자 다각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 노르웨이는 최근 재무부 보고서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홍콩 투자청 역시 자산다각화를 지속하는 한편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부 국부펀드들은 경기후퇴로 부족해진 국가 예산 지원에 자금이 쓰이면서 자산이 감소하기도 했다. 일례로 러시아 국부펀드의 올해 초 자산 규모는 250억달러로 전년대비 58%나 감소했다. 또 올해 초 기준으로는 전세계 국부펀드 자산이 3조5900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는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프레킨은 중동 사태가 중동 지역 국부펀드들의 자산 다각화를 저해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이 리비아 국부펀드인 리비아투자청(LIA)에 대한 제재에 나선 가운데 프레킨은 알제리와 바레인의 국부펀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