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헤지펀드, 대형은행보다 돈 잘번다 (Edaily)

수백명 정도의 직원을 두고 투자 사업을 벌이고 있는 헤지펀드가 수만명의 정규 직원들이 일하는 세계적 대형 은행들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지펀드 투자회사인 LCH 인베스트먼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퀀텀펀드, 폴슨앤코(Paulson & Co) 등 세계 10대 헤지펀드들은 약 280억달러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 이는 ▲골드만삭스 ▲JP모간 ▲씨티그룹 ▲모간스탠리 ▲바클레이즈 ▲HSBC 등 6대 대형 은행의 같은 기간 순익을 합한 것보다 20억달러 이상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하반기 가장 많은 투자 수익을 올리 헤지펀드사는 약 12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폴슨앤코였다. 폴슨앤코는 이 기간 약 58억달러의 투자수익을 올려 3만 2500명이 근무하는 골드만삭스의 순익을 넘어섰다. 누적 기준으로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1973년 설립 이후 약 350억달러의 투자 수익을 올려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폴슨앤코도 1994년 설립 이후 약 322억달러를 벌어들여 퀀텀펀드의 기록을 바짝 따라붙었다. FT는 이러한 결과가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그동안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분리 등을 규정한 `도드-프랭크 법안`에 반대해 온 이유와 연계된다고 전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금융위기가 촉발되자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 법안을 도입했다. 이 법안은 대형 은행들의 무분별한 파생상품 투자를 막기 위해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는 대형은행의 자회사를 통해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의 은행들은 이 법안에 맞춰 이미 내부업무 조정에 나선 상태다. 또 이 영향으로 골드만삭스는 주 수익원인 IB(투자은행) 분야의 수익 급감을 경험하며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줄어든 23억 9000만달러의 순익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씨티그룹 등 다른 대형 은행들의 상황도 비슷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헤지펀드가 파생상품 투자분야에서 대형은행들을 압도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10대 헤지펀드를 제외한 그외 중소규모의 헤지펀드 실적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헤지펀드를 포함한 100대 헤지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약 746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해 고작 700억달러의 순익을 올렸고, 그외 7000여개의 군소 펀드는 총 590억달러의 순익을 내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려 졌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