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의 새해 도전 (Edaily)

운용규모 기준 국내 최대이자, 아시아 3위의 사모펀드. 진로와 만도 스타키스트 금호생명 대우건설 등 국내외 대규모 구조조정 딜(Deal)은 이곳을 거쳐갔다.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른 성장세와 투자실적을 쌓아가고 있는 산업은행 사모펀드(PE)의 김성태 대표를 마켓in이 만났다. "도전하지 않는자여 일하지도 말라" ▲ 산은PE 김성태 대표 김 대표의 첫 인상은 영락없는 은행원이다. 차분하고 세심해 보인다. 그러나 그와 함께 딜을 진행해본 인사들은 그의 전문성과 업무추진력, 도전정신에 혀를 내두른다. 냉철한 분석과 과감한 판단 없이는 버틸 수 없는 게 사모펀드 업계의 생리. 운용하는 돈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선 그 만큼의 실력과 배짱을 갖춰야 한다. 만만치 않은 이 바닥에서 그는 "도전이 즐겁고 그 도전 끝에 얻는 성과가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산은PE가 자금을 조성해 운용에 들어간 것은 사모펀드의 법적 토대가 마련된 2005년부터다. 김 대표가 산은PE 대표로 온 것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8년. 산은PE의 가파른 성장세는 김 대표와 함께 했다. "처음 여기로 왔을 때 산은PE의 운용규모는 7000억원 정도였고, 운용 펀드는 2개에 불과했어요. 그러던 것이 이제는 12개 펀드에 걸쳐 5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게 됐죠. 지난 3년간 빠르게 성장했고 남부럽지 않은 실적도 거뒀습니다." 그런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무엇일까. "수익률면에서는 당연히 만도 투자건이죠. 2008년에 1998억원을 투자해 2010년 3798억원을 회수했으니, 30%에 달하는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했습니다." 2년반만에 2배에 이르는 투자수익을 낸 셈이다. 2009년 산은PE의 턴어라운드 펀드1호가 인수했던 썬스타도 빼놓을 수 없다. "썬스타는 산업용 재봉기와 자수기 생산업체인데요. 선물환 손실로 유동성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고 기업이었죠. 만약에 산은PE가 썬스타라는 기업을 발굴하지 못했다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은 사장됐을지 모릅니다. 썬스타 투자건은 회사와 사모펀드가 윈-윈(Win-Win)한 대표 사례입니다." 산은PE의 인수이후 썬스타는 워크아웃에 준하는 재무개선을 거쳐 1년반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M&A시장 좁다..이제는 해외로" 산은PE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투자실적은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빛을 발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대부분의 사모펀드들이 펀딩에 어려움을 겪던 2009년에도 산은PE는 1조4000억원의 자금을 모집, 운용 펀드를 크게 늘렸다. 최근 국내 M&A 시장에 대해선 어떤 진단을 내리고 있을까. M&A시장의 흐름을 짚어달라고 했다. "대형매물의 시대는 한 차례 지나간 것 같아요, 대한통운과 대우조선해양 등 일부 굵직한 매물이 남기는 했지만 대형 매물이 국내 M&A시장을 종횡해던 피크는 꺾인 것 같습니다. 대기업들도 대형매물이라 해서 무작정 달려들지 않아요. 신성장 관련 매물이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알찬 매물을 고르고 있어요. 반면 매년 중소형 사모펀드는 늘고 있습니다. 투자처는 줄고 투자대기 자금은 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일부 과잉경쟁도 일어나는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이같은 변화에 대비해 이미 2년전부터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함께 이탈리아 태영열 업체를 인수하는 한편, 동원산업과 미국 통조림업체 스타키스트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중국 동북3성(省)과 전략적투자제휴(MOU)를 맺고 중국 기업 2곳을 인수했다. 산은PE가 420억원을 들여 인수한 중국기업은 외장타일 1위업체 `완리타일`과 유기농 사료업체 `크어페이트허`다. "올해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내 유망기업 발굴에 더 주력하려고 합니다. 현재 투자협상이 진행중인 중국과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몇곳 있어요. 상반기중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동남아시아 시장은 초기 투자위험도 있지만 워낙 성장세가 좋은 곳이라 도전해볼만 합니다." 산은PE가 지난해 3조3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대우건설에 대한 기대도 크다. "금융과 건설업이 결합할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일단 올해 대우건설의 목표는 내실을 다지면서 건설업계내 순위를 끌어올리고, 신규수주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대우건설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엔지니어링 부문 강화는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대우건설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사가 매물로 나오면 적극 인수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매물이 늘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능력있는 인사를 적극 영입, 내부 엔지니어링 역량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