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A씨가 `고수익 고위험`에 베팅한 이유 (Edaily)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30대 중반 직장인 A씨는 겁이 많다. 밤길도 무서워하고 놀이기구 `바이킹`도 타 본 적이 없다. 그의 겁많은 성격은 투자 성향에서도 나타난다. 은행예금이나 단기금융상품 등 안정추구형인 이자자산에만 투자한다. 하지만 이런 그도 최근 고수익 상품에 투자키로 마음 먹었다. 바로 하이일드(고수익 고위험) 펀드가 그것이다. 금리가 여전히 땅에 떨어져 있어 웬만큼 안전한 상품은 높은 이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 이자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다. 결국 A씨는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게 된 것이다. 이 펀드는 스탠더드앤푸어스나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에서 매기는 `BBB`혹은 `Baa`급 아래의 투자 부적격 채권에 투자한다. A씨는 BBB 아래인 채권에 투자한다는 얘기에 처음엔 `너무 위험하잖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부도율이 감소하면서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 투자를 결정했다. 물론 이 상품은 주식에 직접투자를 하거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을 때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낮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자자산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안전하면서도 은행이나 단기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하이일드 펀드의 1년 수익률은 6~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일반 채권형 펀드가 3~4% 수준인 것에 비하면 고수익을 얻은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상승추세가 자리잡으면서 국내 하이일드펀드가 아닌 글로벌 하이일드펀드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2009년 선보인 `AB글로벌고수익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매년 수익률이 15%씩 냈다. 설정액은 무려 8000억원에 이른다. 이 상품이 인기를 모으자 지난해 12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AB 월지급 글로벌고수익증권` 펀드를 선보였고 한달만에 45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하이일드 펀드는 투자대안이 될 수는 없다"며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상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보유하거나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세계적인 저금리 및 유동성 증가로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단, 원금손실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고 펀드별 차이에 따라 투자대상, 변동성, 환헤지 등 점검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