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들아 떨고 있니`..목표가 바뀌어서 그렇단다 (Edaily)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지난 5일 주식시장이 열린 9시. 우량주 한 종목이 하락세로 출발하더니 장중 3% 이상 빠졌다. 지난 11월11일 `옵션쇼크` 때 4.62% 떨어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과 지배구조 개선 이슈까지 몰리면서 이 종목은 최근 8만원까지 올랐다. 급락할 이유가 없음에 시장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해외 수주, 신규 사업 등에서 올해 고른 성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가가 급락할 이유는 없다"며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수급적인 부담이 하락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로 상승세 발목을 잡은 주범은 기관이었다. `목표전환형 펀드`에서의 매물이 일시에 출회된 것. 목표전환형 펀드는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바꾸는 펀드를 말한다. 이 종목을 보유한 목표전환형 펀드가 수익을 달성하자 운용사(기관)가 이 종목을 일시에 팔아치운 것이다. 전날 기관은 7만4000주 이상을 매도하면서 전날 가장 많이 판 종목 2위에 이 종목의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일이 종종 목격되자 목표전환형 펀드가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 문제점은 지난 한해 동안 목표전환형 펀드 규모가 6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목표전환형 펀드 출시를 계획하는 운용사들이 많아 앞으로 주식시장에 더 큰 충격을 안겨다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목표전환형 펀드 설정액 규모는 2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불과 8개월 사이에 두배 이상 늘어나 9월말에는 4783억원을 기록했고 12월말에는 무려 1조원을 넘어섰다. 더욱이 목표전환형 펀드는 과거 유행했던 `스폿펀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감시감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990년대 후반 유행했던 스폿펀드는 주식시장의 수급에 혼란을 주고 운용사 간에 단기 수익률 경쟁을 부추긴다는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금융감독원의 정책 지도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자문형랩 상품 열풍으로 소수종목 투자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스폿펀드 형식의 `목표전환형펀드`가 10년만에 부활하게 됐다. 김영석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서비스국장은 "목표전환형 펀드는 과거 유행했던 스폿펀드처럼 단기적으로 움직여 특정 종목이나 시장에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목표전환형 펀드에 대한 감시·감독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