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넘었다고? 허허`..울고싶은 고등어·갈치펀드 (Edaily)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직장인 김 모씨는 아직도 펀드 계좌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재돌파하면서 주변에서는 수익률 계산에 여념이 없지만 김씨와는 동떨어진 얘기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3년전 2000선에서 투자했던 펀드는 여전히 50% 가량 손실이 나 있는 상태. 코스피지수와 관계없는 해외펀드에 투자를 한 결과다. 전업주부 이 모씨 역시 3년동안 적립식으로 펀드에 꼬박꼬박 돈을 넣었지만 펀드 손실이 만만치 않다. 높은 이익을 바라지도 않았지만 60% 가까운 손실만 생각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최근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처럼 고등어·갈치 펀드를 보유 중인 펀드투자자들의 소외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등어·갈치 펀드란 펀드 손실률이 반토막나거나 4분의1 토막난 경우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손실난 펀드에 대해 미련을 버리고 유망 펀드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반면 장기적 성장이 기대되는 국가에 투자한 펀드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기르라고 조언하고 있다. ◇`주가 오르면 뭐해`..해외펀드 투자자는 `울상`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3년전인 2007년 10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설때 국내 주식펀드에 투자했던 펀드 중 10개가 손실률 10%를 넘어서고 있다. `푸르덴셜파이팅코리아나폴레옹혼합` 펀드와 `하나UBS BIG & STYLE Class`, `우리부울경우량기업플러스`는 손실률이 20%에 달한다. 해외 투자 펀드 손실률은 더욱 심하다. 3년전 같은 시기에 해외 투자 펀드에 가입한 상품 중 10개의 상품이 50%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전환`와 `푸르덴셜일본주식&리츠`,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 베트남&차이나`, `JP모건러시아` 등의 펀드가 50%대의 손실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와 `프랭클린템플턴재팬`의 손실률은 60%를 넘어선다.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차이나`는 최근 2년간 수익률이 131%로 두배가 넘고, `삼섬글로벌대체에너지` 역시 최근 2년간 53% 수익을 거뒀음에도 여전히 3년간 손실율은 50%에 달하고 있다. 한번 크게 수익률이 떨어지면 만회가 쉽지 않다. 예컨대 기준가가 100원에서 80%의 손실을 봤을 경우 기준가는 20원이 되고 여기서 두배 수익이 났다해도 40원에 그친다. 투자 당시 기준가가 100원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60%의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일본펀드는 일단 갈아타라`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일본 경제의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향후 전망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워 일본 펀드를 환매하고 이머징, 원자재 관련 등 유망한 펀드로 갈아타 손실난 부분을 만회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투자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긴 하지만 일본 경제의 회복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손실 만회시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와 리츠·해외부동산 펀드에 대해서는 `보유`를,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해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만큼 가입해볼만하다는 설명이다. ING자산운용은 "부동산 부문의 높은 성과는 몇몇 우호적인 요건들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상장된 부동산 기업들이 리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러시아 펀드를 내년 유망 펀드로 꼽았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점진적으로 저점을 높이고 완만히 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에는 내년 1분기를 전후로 매수타이밍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