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돈 들어온다는데···한국운용 `으뜸`, 미래에셋 `울상` (Edaily)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3년 전인 2007년 8월. 코스피지수가 1750을 기록할 당시 직장인 A씨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미래에셋 펀드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 솔깃한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1년 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찍자마자 금융위기가 몰아 닥치면서 지수는 반토막이 났다. 펀드 수익률도 반토막 `고등어 펀드`로 전락하고 말았다. A씨는 중도 환매를 생각했지만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결국 지수가 다시 이번달 들어 1750선을 넘어서면서 손실을 거의 회복, 그는 펀드를 재빠르게 환매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A씨는 환매금으로 다시 펀드에 가입키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미래에셋펀드에 실망했던 터라 다른 운용사의 펀드를 선택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A씨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었다. 이번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780선까지 오르자 주식형 펀드 환매 랠리가 지속됐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감 등으로 지난 12일에는 1720선까지 다시 밀려나기도 했다. 지수 하락을 틈 타 투자자들은 잽싸게 펀드에 가입, 12일부터 17일까지 4거래일 연속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2~17일 동안 자금이 유입된 상위 30개 펀드를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 펀드는 단 1개에 그쳤다. 직장인 A씨와 같이 미래에셋 펀드 열풍에 올라탔다가 실망한 투자자들이 `거래처`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자금이 유입된 상위 펀드 30개 중 한국투신운용의 6개 펀드에 총 1173억원의 자금이 몰려 가장 많은 유입세를 보였다. 뒤이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각각 5개 펀드로 728억원, 72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나 주식 또는 주식관련 장내파생상품 투자를 통해 코스피200 일일등락률의 1.5 배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레버리지인덱스` 등 새로운 개념의 펀드들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알리안츠운용의 `SRI 펀드`로는 지난 12~17일 동안 62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올해 1월부터 8월17일까지는 총 2847억원이 몰려 들었다. NH-CA 운용의 `1.5레버리지인덱스` 펀드로도 지난 12~17일 동안 190억원 가까운 투자금이 들어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 시장에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은 자문형랩 등과 같은 투자처로 등을 돌리고 있다"며 "그나마 펀드를 환매한 후 다시 재가입을 하는 경우에는 미래에셋같은 기존 가입펀드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다른 펀드를 택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