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화들짝"..채권형펀드 자금이탈 조짐 (Edaily)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자금 이탈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탈자금은 대부분 만기가 짧은 은행권 자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유자금을 단기 채권형 펀드로 운용하다 금리를 인상하자 일단 환매한 것. <이 기사는 13일 오후 2시03분 실시간 금융경제 뉴스 터미널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및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에 출고된 것입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또는 마켓프리미엄을 이용하시면 이데일리의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장기 채권형 펀드에서는 큰 움직임이 없는데다,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만큼 장기 채권 투자수요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게 업계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채권형 펀드에서 1950억원이 빠져나갔다. 9일은 바로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날이다. 지난 2일부터 닷새 연속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다가 금리를 인상한 9일 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금리도 소폭 상승해 채권형펀드 순자산은 50조8320억원에서 50조6440억원으로 1880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은행권 단기 자금이라는 분석이 높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팀장은 "작년에 은행이 맡겼던 1년짜리 자금이 만기를 맞으면서 금통위 전후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주로 산업은행과 농협이 많이 환매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운용팀장 역시 "은행들이 여유자금을 단기 채권형펀드로 굴리다가 6월말부터 회수하는 모습이었다"며 "게다가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금리 인상 테이프를 끊은 만큼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다만, 한은이 향후 금리정책 시그널을 어떻게 줄 것인가에 따라 단기 자금이 일부 돌아올 수도 있고 장기 채권형 펀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본부장은 "단기쪽 자금은 금리인상에 바로 영향을 받아 다른 곳으로 이탈할 수 있지만 장기쪽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금리에는 이미 금리 인상이 선반영돼 있기도 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운용팀장은 "한은이 섣불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스탠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단기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환류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은의 통화정책과 유동성 관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