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가 보는 시장)①이머징마켓에 돈이 보인다 (Edaily)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는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성장 스토리를 케이스 스터디(사례연구) 주제로 채택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에서 강연을 마친 후 맨해튼을 방문, 뉴욕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전망과 사업 계획을 밝혔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박 회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이 과거처럼 좋을 것 같지는 않다"며 "단기적으로는 모르지만, 장기적 트렌드는 미국 중심에서 다각화(multi-polirization)로 가고 있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는 미국이 어려워지면 중국도 어려워지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과 이머징마켓의 체제라고 볼 수 있으며,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하라고 요구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선진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며 "경제가 지속적으로 좋아질지, 어느정도 회복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래도 유럽보다는 미국이 나아 보인다"고 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시장 자체는 인정하는 게 좋겠다"며 "오를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는 기업 이익을 따라 가는 것"이라며 "많이 올랐다고 보지 않는다. 주식은 위험하지 않다. 상식적으로 보자"고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기후퇴에서 빠르게 회복했다"고 말하면서 경제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은 이미 잘 하고 있으니 내수 진작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머징마켓 가운데서도 중국과 브라질을 수차례 언급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가 중국을 잘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잘 모른다"며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두 달 사이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 왔다고 했다. 다만 남아프리카는 앞으로 10번은 가 봐야 (투자 매력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동유럽에 대해서는 "다른 이머징마켓과는 다르다"며 "지금은 중국과 브라질만 하기에도 바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하버드대 MBA에서 강연을 가졌다. 하버드대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강연에서 학생들은 이머징마켓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그는 "과거 미국인들은 이머징마켓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진 것 같더라"며 "미국인들이 이머징마켓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머징마켓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이용해 미국에서 자산운용업을 본격 전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