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뉴트렌드 ETF)④운용사간 치열한 각축전 (Edaily)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해 1조달러, 내년에는 2조달러" 바클레이즈가 전망한 전세계 ETF 시장 규모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ETF 시장이 갈 길은 한참 멀다. 그러나 투자경력이 쌓이고 투자문화가 성숙해질 수록 인덱스펀드나 ETF와 같은 패시브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 성장 속도에 못지않게 국내 ETF 시장도 커 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도 속속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ETF 운용팀을 별도로 만들고, 새로운 ETF 개발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삼성투신 독보적..`KODEX 브랜드 파워` 자산운용사들은 2009년 전후로 ETF 부문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작년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신종 ETF를 출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여건이 갖춰진 만큼 한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삼성투신운용이 ETF 시장을 절반 가까이 독식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삼성투신의 ETF 자산규모는 2조1990억원으로 전체의 48.2%다. `KODEX`라는 ETF 간판 브랜드와 상품개발력, 마케팅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유일하게 본부 단위로 ETF를 운용하고 있다. 팀을 지난 2008년 인덱스운용2본부로 격상하고 그 아래 ETF운용팀과 구조화상품팀을 만들어 일반 ETF 운용과 레버리지, 인버스 ETF 등 신종 ETF 운용으로 업무를 세분화했다. 그만큼 맨파워도 상당하다. 그 결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버스나 2배 레버리지 ETF 등을 출시하면서 삼성투신은 규모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 우리·미래 조직개편·인력영입..ETF 강화 ETF 자산규모 8500여억원으로 2위인 우리자산운용의 경우 작년 이정철 대표가 기자간담회나 인터뷰를 통해 인덱스와 ETF 등 패시브 부분에 승부를 걸었다고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작년 6월 기존 인덱스운용팀에서 ETF운용팀을 별로도 떼어내 ETF운용을 전담시키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작년 운용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국고채 ETF를 출시할때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올해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통안채 ETF를 출시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상우 우리자산운용 상무는 "외국의 경우에도 ETF가 골고루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로 투자할 수 있는 일부 ETF 규모가 크다"며 "블루칩 ETF처럼 수익률이 좋아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ETF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올초 미국과 한국에서 인덱스펀드와 ETF 전문가로 활약해온 이태용 상무를 영입, 전열을 갖췄다. 현재 ETF 순자산 4973억원으로 삼성투신은 물론 우리자산운용과도 차이가 상당하지만 올해 안에 최소한 두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하에 새로운 ETF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태용 상무는 "투자자들에게 의미가 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에정"이라며 "최근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인버스 코스피200 ETF와 레버리지 ETF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소 운용사 틈새시장 공략 삼성투신과 우리운용, 미래에셋맵스 3사가 국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하지만,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 등 액티브 펀드에 강점을 갖고 있는 운용사들도 ETF 라인업을 갖추고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코스피200은 물론이고 코스닥, 삼성그룹주, 국고채 ETF 등을 운용하고 있고 KB자산운용 역시 코스닥과 5대그룹주, 국고채 ETF 등을 상장했다. 중소형 운용사들은 특색있는 ETF를 통해 투자자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는 금 ETF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금값이 한창 오르던 시기에 금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ETF를 출시해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KTB자산운용은 사회책임투자를 SRI ETF를 상장했다. 유리자산운용도 중소형주펀드 운용에서 갖고 있는 강점을 살려 유리TREX중소형가치ETF를 내놓았다. 박종규 현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금 ETF가 국내에 없었기 때문에 첫 ETF로 금 ETF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