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CEO 카페)"글로벌 경쟁하려면 잔기술로는 어림없다" (Edaily)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과 SH자산운용이 합쳐지면서 탄생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출범 1년을 맞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에 이은 업계 3위 대형 운용사를 두고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대형 운용사가 생기면서 침체된 펀드업계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과 금융위기 후폭풍이 가라 앉지 않은데다, 문화가 다른 회사가 하나로 합쳐졌기 때문에 화학적 결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합병 1년을 맞아 최방길 신한BNPP 대표(사진)를 만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계획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 화학적 결합 마무리…`생산-판매-투자자` 밸류체인 구축 최 대표는 지난 1년 간 글로벌 금융위기 가운데 합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단순히 다른 두 회사의 물리적 결합일 뿐 아니라, 국적이 다른 두 금융회사가 만난 것이기 때문에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많다. 최 대표는 "생각보다 문화가 많이 다르다"면서도 이보다 훨씬 큰 합병도 깔끔하게 마무리한 경험이 있는 곳이 신한금융그룹"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진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 서비스싸이클제도인 리서치-운용-프로덕트스페셜리스트(PS)-투자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한 것도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밸류체인이란 쉽게 말해 잘 분석해 만든 좋은 상품을 투자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축을 뜻한다. 특히 밸류체인의 핵심을 담당하는 PS에 대한 자랑이 대단했다. PS는 상품 내용이나 투자전략 등을 소비자에세 설명하는 자산 전문가로서 상품 제조사인 운용사와 판매사, 소비자 사이의 가교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프로덕트스페셜리스트(PS)를 "고객 중심 마케팅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치켜세우며 "판매채널과 고객에게 실질적이면서도 심도있는 시장정보 분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단기성과보다 기초체력 강화..정도경영 할 것 합병 이후 성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만 놓고보면 펀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며 수탁고 감소세도 두드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였다. CEO로선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질문이었다. 이에 최 대표는 "성적이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차분하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설명을 해 나갔다. 요약하자면 수익률이란 들쭉날쭉 할 수 있으며 기간과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포장 가능한 수치라는 것이 그의 지론. 사실 매년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운용사는 거의 없다. 실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BNPP운용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성적은 50.49%로 국내펀드 평균 수익률(54%)보다 낮은 하위권이었지만, 올들어 현재까지는 최상위권 수준이다. 최 대표는 "수익률보다는 신한이란 브랜드 명성에 걸맞는 정도경영을 펼칠 것"이라면서 "글로벌 운용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잔기술로는 어림없는 일이며,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성과에 집착해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단기 시장등락에 의존하는 상품을 찍어내기보다, 회사 전체 운용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우선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매년 상위 30%이내의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것도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뛰어난 성과는 고객의 신뢰와 업계 명성에 의해 자연스레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계열은행 판매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MMF 판매비중 등 거품을 걷어내면 다른 회사에 비해 높지 않다"면서도 "해외펀드의 판매비중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펀드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판매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잘 관리하면서도 해외펀드 운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계열 운용사 펀드를 추천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대표도 지난 한 해 기대했던 것 만큼 수탁고가 늘지 않아 아쉬웠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펀드 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일"이라면서도 "여전히 투자자들의 마음이 냉담한 것 같은데, 빠른 시일 내 투자자들의 심리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적극적인 해외공략 시동…"길고 꾸준한 적립식 투자가 모범답안" 앞으로 신한이란 브랜드로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홍콩 등은 이미 너무 많은 금융사들이 들어와 있다"면서도 "홍콩을 포함해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기관영업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추는 신상품과 대안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면서 해외펀드 환매가 심화되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해외펀드에 대한 지난친 쏠림현상이 완화되면서 고객들의 포트폴리오가 점차 균형이 잡혀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분산투자 및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해외투자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인데다"며 "글로벌 증시가 안정되면 환매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서남유럽 재정위기가 해결되지 않았고, 중국의 긴축 등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운을 땐 뒤 "이머징마켓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고, 온기가 선진국으로 점차 파급되고 있다"며 국내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 대표는 투자자에게 "시장이 내려갈 때 자동이체를 끊고 불입을 중단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으로 적립식 투자도 해외 분산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펀드투자는 길게 생각하고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모범답안"이라고 덧붙였다. ◇ 최방길 대표는.. 최 대표는 1951년생으로 강릉에서 태어났다. 강릉고등학교와 경희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한국증권거래소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신한은행에 입사 조흥은행 부행장, SH운용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신한BNPP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