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펀드가 날렵하다"..공룡펀드 뒷방신세 (Edaily)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들어 설정액 500억원 이하의 소규모 펀드로 자금이 눈에 띄게 들어오는 모습이다. 1조원 이상의 공룡 펀드에서는 전체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작고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는 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자금이 유입된 펀드 가운데 설정액 500억원 이하인 펀드는 35%에 달했다. 작년 19%에서 올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1조원 이상인 펀드들의 경우 올들어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작년 설정액이 늘어난 펀드 중에 17%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를 비롯해 손에 꼽을 정도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 부부장은 "중소형펀드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며 "규모별로 펀드들의 수익률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기간별 평균 수익률을 따져보면 3년 기준으로는 5000억원 이상 대형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지만, 1년 수익률에 있어서는 펀드 규모 3000억원 이하의 펀드가 두각을 나타낸다. 작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펀드 1개월 수익률은 4.92%를 기록한 반면 1000억원 이하의 펀드는 5%대를 보였다. 규모별로 500억~1000억 펀드 수익률은 5.37%, 200~500억 규모는 5.27%, 200억 미만 펀드 수익률도 5.37%에 달했다. 김 부부장은 "펀드 사이즈가 1조원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 섹터전략이나 종목 선정에 있어서 제약이 커지게 되고 보유 종목수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대형펀드가 시장 수익률을 초과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대형화된 펀드들을 보면 과거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사이즈 이펙트가 증명됐다"며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시기에 시장대비 초과 수익률을 달성하는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펀드 규모가 작더라도 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펀드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는 펀드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