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워진 ELF 발행..사모만 "훨훨" (Edaily)

[이데일리 양이랑 기자] 최근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면서 ELS에 투자하는 펀드인 주가연계펀드(EL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개인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ELF를 찾기는 쉽지 않다. 자본시장통합법으로 공모 ELF 발행이 까다로워지면서 발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이나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사모 ELF 발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제도 변화로 공모 ELF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사모 ELF 시장만 커지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새로 출시된 사모 ELF는 242개에 달했지만 공모 ELF는 18개에 불과했다. 공모 ELF는 지난 2008년에 153개가 발행됐으나 자본시장법 도입 후인 지난해 100개로 급감했다. 반면 사모 ELF 발행 개수는 2008년 318개에서 768개로 급증했다. 사모 ELF는 올들어 발행이 더욱 증가하며, 신규 발행 개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 기간에 출시된 사모 ELF의 3분의 1에 달하고 있다. 이는 자통법으로 공모 ELF 발행 조건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공모 ELF에 ELS를 1개만 편입해도 됐지만, 이제는 한 ELS의 편입 비중을 30%로 제한해 4개 이상의 ELS로 ELF를 구성해야 한다. 만기와 수익구조가 동일한 ELS를 찾아 상품을 구성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공모 ELF는 크게 위축됐다. 이와 달리 사모 ELF에는 이같은 제한이 없다. 따라서 하나의 ELS만으로도 고객을 위한 맞춤 ELF가 가능하다. 안병원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과장은 "공모 ELF의 경우 기존과 달리 이제 최소 4개의 ELS를 편입해야 하기 때문에 발행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운용 중인 공모 ELF 수도 크게 줄고 있는 추세다. 지난 16일까지 집계된 공모 ELF는 576개로 2008년 말 대비 크게 감소했다.(제로인 기준) 공모 ELF는 한창 잘 나가던 2008년말에 1147개에 육박했고 설정액도 1조원을 상회했으나 제도 변화로 두드러지게 축소됐다. 반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사모 ELF는 2045개로 공모 ELF의 3배를 넘는다. 다만, 지난해 중반까지 8조원대를 나타냈던 설정액은 올들어 6조원대로 줄었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ELS가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공모 ELF는 위축되고 사모 ELF가 늘어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제도 변화로 공모 ELF의 조성이 어려워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개별적인 요구를 맞춰줄 수 있는 사모 ELF에 대한 수요는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모 ELF는 편입 ELS 비중에 대해 제한을 받지 않는데다, 고객이 원하는 종목이나 구조에 맞춰 설계되기 때문에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자본시장법 이후 투자자 보호가 강화된 상황에서 사모 투자자들은 파생상품에 대한 위험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하기도 수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