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투신, ETF 놓고 진검승부 펼친다 (Edaily)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조용했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ETF 시장을 두고 운용업계 라이벌인 미래에셋과 삼성투신운용이 본격적인 영역다툼에 들어갈 태세이기 때문이다. ETF 분야에서도 업계 1위에 걸맞는 위상을 찾기위해 미래에셋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고, 이 분야 부동의 1위인 삼성운용은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포석이다. 포문은 미래에셋이 먼저 열었다. ETF 시장의 향후 성장가능성에 주목, 전문가를 영입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이 분야를 미래 수익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면서부터다. ETF가 처음 설정됐던 2002년에는 설정액이 3674억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52개에 3조9719억원 규모로 10배 넘게 급성장했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ETF가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정도"라며 "장기투자시 유리한 ETF시장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도 이같은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까지 리딩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을 역임한 이태용 씨(사진)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ETF·AI부문 총괄 임원으로 영입했다. 미래맵스운용은 국내 소개가 안됐거나 새로운 기법을 활용하는 ETF를 추가로 내놓고, 마케팅 등을 대폭 강화해 ETF 운용규모를 올해안에 최소한 두배 이상 키운다는 계획이다. 규모로 치면 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얘기다. 미래맵스운용은 현재 11개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규모는 순자산 기준으로 44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삼성투신의 ETF가 1조90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덩치가 5분에 1에 불과하지만, 올해안에 이같은 격차를 절반 가량 줄인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특정 운용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분야를 더 키우기 위해서 예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투신은 ETF 분야 만큼은 다른 운용사와 비교 자체를 탐탁치 않아하는 눈치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올해는 다른 운용사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투신은 우선 올해 ETF만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도록 국내외 주식형 ETF, 실물자산 ETF, 레버리지ETF 등 다양한 상품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또 ETF 브랜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코덱스(KODEX)에 대한 광고나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ETF는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데, 다른 운용사들은 그만큼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단순히 관련 인원 한 두명 충원하는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 회사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