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펀드가 뜸해졌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지난달 증시가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주식 펀드 출시도 눈에 띄게 줄었다. 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는 가운데 수익률까지 저조하자 새 펀드 출시도 위축된 모습이다. 반면 해외 펀드 출시는 꾸준히 늘어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자금유출은 이어졌지만 금융주나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새 펀드들이 선보였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 출시된 국내 주식형 펀드는 21개로 전월 52개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이중 공모펀드는 7개로 3분의 1에 불과했다. 국내 주식 펀드 신규 출시건수는 증시가 횡보세를 보이던 지난 5~6월 한자리수에 머물다 증시가 본격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7월부터 두자리수로 늘었다. 9월에는 그룹주 펀드를 중심으로 새 펀드들이 쏟아지면서 50개를 넘겼다. 그러나 9월말 1700선을 찍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펀드 출시도 줄어든 것이다. 채권형 펀드와 혼합형도 모두 감소세를 보여 이를 모두 포함한 증권형 펀드는 195개로 집계됐다. 9월 289개에 비해 33% 감소했다. 여기에 파생상품과 부동산, 재간접, 특별자산펀드까지 합하면 414개 펀드가 지난달 새로 선보였다. 전월 대비 21% 줄어든 것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로 자금이 적극 유입되지 않으니까 운용사들 입장에서 굳이 신규 펀드를 런칭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라며 "게다가 증시가 약세를 보여 펀드를 크게 하기에 좋은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존 펀드의 이름을 바꾸고 가다듬어 선보인 `개명펀드`가 인기를 끈 것도 신규 펀드 감소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투신운용은 지난 2000년 1월 출시한 `삼성밀레니엄드래곤승천펀드`를 지난 8월말 `스트라이크 펀드`로 개명하고 마케팅한 결과 두달만에 8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KB자산운용도 국내 주식형 펀드인 `광개토펀드` 이름을 바꾸고 리모델링해서 키울 계획이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 애널리스트는 "자금모집이 안되는 상황에서 출시했다가 자투리펀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보다는 오히려 이미 내놓은 펀드 중에 수익률 괜찮은 펀드의 이름을 바꾸고 가공해서 마케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펀드 출시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달 해외 채권형 펀드는 8개로 전월 11개에 비해 줄었지만 주식형 펀드가 11개로 전월 8개 대비 늘어나면서 혼합형까지 포함한 신규 해외 증권투자 펀드는 4개 늘어난 24개로 집계됐다. 특별자산펀드는 3개로 전월 11개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파생상품 펀드가 9개로 전월보다 두배 이상 늘어 전체 해외 펀드는 44개로 전월비 4개 증가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기존 브라질이나 러시아 펀드들이 너무 올라서 부담이 되던 차에 뭔가 새로운 투자안을 제시해 수요를 불러일으키려는 시도인 듯 하다"며 "천연가스 등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한 새로운 원자재 펀드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자산배분펀드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새로 나온 해외 주식형 펀드는 주로 금융주, 러시아, 동유럽 등에 투자하는 펀드였고 파생상품 펀드는 천연가스와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이었다. 연말까지는 신규 펀드 출시가 주춤하다 내년 초에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높다. 보통 연초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겨냥한 신규 펀드 출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연초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새 펀드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