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급감..`DTI규제 약발 먹혀`(이데일리)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시행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조치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억누르는 데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기준금리가 수준인 사상 최저인 2.0%를 유지한 지난 2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늘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년 4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은행들의 대출채권 양도분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2조4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8월과 비교해 한 달 사이에 8000억원 가량 줄었다. 증가 규모만 놓고 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한 지난 2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60조1000억원으로 지난달보다 4184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07년 5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마이너스 대출 역시 전월보다 5000억원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조원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달 7일 시행된 정부의 DTI규제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 보금자리 주택 공급 계획에 따른 주택구입 연기 등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억제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DTI규제 효과가 나타난 9월 하순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 같다”면서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워낙 커서 이 같은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단기자금 시장에서는 자금 유출이 가속화됐다. 대표적인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지난 9월에만 16조5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 8월 유출액(6조5000억원)에 비해 9조5000억원 이상 더 빠져나간 것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한 영향 탓에 양도성예금증서(CD)등 단기성 금융상품을 주로 보유하고 있는 MMF 수익률이 낮아져 개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은에서는 보고 있다. 여기에 정부 자금의 대규모 인출이 일어났고, 금융기관 자금 이탈이 가세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CD와 기업어음(CP) 등 단기성 금융상품의 수신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9월말 기준 CP발행 잔액은 27조5000억원으로 지난 8월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 CP발행은 지난 5월 이수 다섯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현기 차장은 “단기성 금융상품의 수신 기반이 취약해지는 것이 CD나 CD 등의 금리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주식형 펀드에서도 지난달 3조원 가량의 자금의 유출이 있었고, 혼합형 펀드와 신종 펀드에서도 2000억원과 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 결과 9월 한달 동안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8조3000억원이 줄었다. 지난 8월(7조8000억원)에 비해 감소액이 10조 이상 늘었다. 반면,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과 정부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9월 은행의 수신규모는 16조5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