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때 따라가자?..그룹주펀드 출시 `러시` (이데일리)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그룹주펀드가 쏟아지고 있다. 하반기들어 IT·자동차 등 한국 대표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면서 이들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그룹주펀드들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자금도 몰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그룹주펀드를 내놓으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섹터펀드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그룹주펀드가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운용전략상 큰 차이가 없는 비슷한 유형의 펀드가 많아지면서 일부는 자투리펀드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자산운용업계와 펀드평가사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현대자산운용의 `범현대그룹주펀드`와 하이자산운용의 `하이 3대그룹 플러스펀드`가 새로 나왔다. 지난달에도 `KB한국대표그룹주`, `LG그룹플러스주식`, `NH-CA SK그룹녹색에너지주식` 등이 출시되는 등 8월 이후 새로 나온 그룹주펀드만 무려 5개다. 과거 비슷한 종류의 펀드가 수십개씩 쏟아지던 때와 비교하면 수는 적지만 8월 이후 신규 출시된 공모형 국내 주식펀드가 12개밖에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나온 주식펀드 둘 중 하나는 그룹주펀드인 셈이다. 2004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투자 삼성그룹주펀드`가 설정돼 성공적인 자금몰이를 한 이후 유망 섹터펀드로 자리잡았다. 이어 동양투신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이 비슷한 유형의 삼성그룹주펀드를 내놓는 등 그룹주펀드는 펀드시장의 `유행`처럼 번졌다. 이같은 그룹주펀드 러시 행렬은 하반기들어 한국대표기업에 집중투자한 그룹주펀드의 성적이 부각되고 있고,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아 자금이 꾸준히 몰리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 대표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서도 이익이 늘고있고, 생산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주가는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많아 유망펀드 1순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최근 쏟아지고 있는 그룹주펀드가 기존 출시된 것과 운용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아 차별성이 없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그룹은 물론 LG그룹과 SK그룹주펀드들도 이미 다른 운용사에서 수년전 출시된 상태며 최근 범현대그룹이나 주요그룹주 투자펀드가 나오고 있지만 운용전략 상 차이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엇비슷한 펀드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기존 그룹주펀드들에 비해 자금몰이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모습이다. 지난달 출시된 `NH-CA SK그룹녹색에너지주식`의 현재 설정액은 8억원, `KB 한국대표그룹주식`은 188억원, 한국투신운용의 `LG그룹플러스주식`은 22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룹주펀드가 업황이나 그룹내부 사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주식형펀드에 비해 투자풀이 좁아 분산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연구원은 "그룹주펀드는 테마펀드로 업황 등에 따라 시장움직임과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가령 삼성그룹주의 경우 은행이나 자동차 섹터가 없어 분산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내부 사정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또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질 경우 자투리펀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도 선택 시 유의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은 "펀드도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인기를 끌 경우 뒤따라 (출시가) 몰리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쟁력이 없는 펀드는 시장에서 도태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온수 연구원은 "새로 출시됐거나 유망하다고 해서 가입할 것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주력펀드가 아닌 위성펀드로 하나 보유하고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