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펀드 운용보고서 쏟아진다(이데일리)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도대체 어느 국가, 어떤 산업에 얼마만큼을 투자한 거야?" 자신이 가입한 해외 펀드가 어느 국가에 어떻게 투자됐는지 알 수 없는 반쪽자리 펀드운용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운용보고서 규정이 바뀌면서 국가별, 산업별 투자정보 공개는 운용사 자율에 맡겨졌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이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투자자들만 벙어리 냉가슴을 앓게 됐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고객에게 발송한 `미래에셋친디아컨슈머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의 올해 2월9일부터 5월8일까지 분기 운용보고서에서 국가별 투자비중이 사라졌다. 종전까지는 국가별, 산업별 투자비중을 알기쉽게 그래프로 제공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금투협이 제공한 새로운 운용보고서 작성지침에 국가별 비중이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운용보고서에서 관련 내용을 뺐기 때문이다. 삼성투신운용이나 신한BNP파리바운용 등 다른 운용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밖에 예전보다 상세하게 정보를 공개하겠다던 자산별 구성 비중이나 펀드매니저 정보 등도 별반 달라진게 없는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어떤 산업에 어느정도로 배분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운용보고서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운용보고서가 부실해진 것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불필요한 정보는 없애고 꼭 필요한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5월 `감독규정 시행세칙 별지규정`을 개정한 이후부터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펀드 내 보유비중이 높은 5개 종목과 보유 종목수량이 해당 종목 총 발생주식총수의 1%가 넘는 종목만 기재토록 하는 등 제공 정보가 대폭 축소됐다. 특히 `펀드 특성에 따라 국가별, 산업별 투자비중을 함께 기재할 수 있다`고 명기함으로써 국가별, 섹터별 투자비중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의무사항이 아닌 자율에 맡겼다. 실제 금융투자협회는 국가별 투자비중 등을 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용사에 배포한 상태다. 금투협 관계자는 "협회에서 제공한 운용보고서 작성 요령은 현행 법·규정상 갖춰야할 최소한의 부분만 담아놓은 것"이라며 "운용사 스스로가 펀드 특성에 따라 꼭 필요한 정보라면 보고서에 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운용사들은 금투협이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없다는 이유로 국가별, 섹터별 투자 비중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의무사항도 아닌데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냐는 것.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특히 제한적으로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는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반쪽짜리 운용보고서를 받아볼 처지가 됐다. 인사이트펀드 등의 글로벌자산배분펀드나 브릭스, 이머징펀드 경우 투자 지역이 다양한데 보유주식 정보가 제한된 상태에서 투자지역 정보마저 차단될 경우 고객들은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어느지역, 어느섹터에 얼마만큼 투자됐는 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실제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인사이트펀드 등의 해외펀드는 새로운 보고서 양식에 따라 작성될 예정"이라며 "국가별 투자비중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에는 꼭 들어가야 할 사항 외에는 운용사 판단에 맡긴 부분이 늘어났다"며 "국가나 투자자산별 비중이 빠진 것도 이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나타난 문제점 해결하기 위해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있으며 조만간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c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