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팔기 쉽지 않네(이데일리)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최근 외국계 운용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지만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판매사인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창구에 걸어놓을 펀드를 고르는데 있어서 예전보다 깐깐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판매사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창구에 걸렸다 해도 위험등급이 높은데다 투자대상 회사채나 상품구조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판매사들이 적극 나서는 분위기가 아니다. ◇ 많아야 7군데..판매사 잡기 안간힘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을 시작으로 프랭클린템플턴, 슈로더, 블랙록 등이 잇따라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선보였다. 제일 늦게 나온 블랙록의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은 아직 우리투자증권 한군데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슈로더가 지난 6일 출시한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은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4월에 설정된 비슷한 유형의 `슈로더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가 15개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일 먼저 출시된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펀드와 뒤따라 나온 프랭클린템플턴의 `프랭클린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펀드는 그나마 가장 많은 6곳에서 팔리고 있다. 다음주 한국씨티은행까지 포함하면 두 펀드 모두 7개 판매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좋을 때에는 한 펀드를 10~20군데에서 팔기도 했는데 요즘은 판매사들의 기준이 깐깐해졌다"며 "판매채널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 펀드판매 `선택과 집중` 이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펀드 판매가 까다로워진데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판매사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바뀐 탓이다. 또 예전에는 같은 유형이라도 여러 펀드를 창구에 걸어놨지만 최근에는 그중 가장 괜찮다고 판단되는 펀드 한두개로 압축해 이들 펀드에 집중하는 경향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리차원에서 100억원짜리 펀드 10개를 파는 것보다는 1000억원짜리 펀드 하나를 파는게 낫다"며 "판매 펀드수를 많이 가져가기 보다는 같은 스타일 중에서 하나만 골라 파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직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권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하이일드 펀드는 주로 정크본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도날 확률이 있다"며 "주식은 리스크 자산이라고 인지돼 있지만 하이일드 펀드는 채권형이라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아 만약 부도가 발생하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하이일드 펀드의 수익률이 높지 않았던데다 타겟 투자자들도 대부분 고소득자 위주여서 판매실적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나은행은 4개사의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를 모두 판매하고 있지만 PB센터인 골드클럽에 한정해 놓은 상태다. ◇ `복잡한 상품보다 설명 쉬운 상품이 좋아` 자통법으로 펀드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도 고위험 펀드에 대한 판매사들의 의욕을 꺾는 요인이다. 창구 판매시 상품구조와 투자대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고객의 투자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차라리 설명하기 쉬운 펀드를 권하는게 낫다는 것. 외환은행 창구 직원은 "투자대상이 낯선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를 파느니 삼성그룹주펀드처럼 설명하기도 쉽고 이해시키기도 용이한 펀드를 권하는게 편하다"며 "고위험 펀드를 판매하려면 특정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시장 분위기가 나아지면 이같은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은행 같은 경우는 펀드 판매를 시작한지가 5년 정도 밖에 안됐기 때문에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면 다시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