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RI펀드는 무늬만 SRI? (이데일리)

국내 SRI펀드와 일반주식형펀드의 차별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펀드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수익 달성은 물론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지난 6월말 현재 국내에는 2조6천억원 규모, 22개의 SRI펀드가 운용중이다. SRI펀드는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데 있어 일반주식펀드처럼 재무정보만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SRI펀드는 재무적 수익 외에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지배구조(Governa nce) 등 기업의 장기존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함께 고려한다. 하지만 최근 SRI펀드의 종목구성뿐만 아니라 운용특성에서도 일반주식형펀드와 유사한 성향을 나타내 무늬만 `SRI`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기준 국내 SRI펀드는 삼성전자 11.38%, 포스코 4.42%, LG전자 3.67%의 투자비중을 보여 일반주식형펀드 유형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 NH-CA자산운용을 제외한 전 운용사가 일반주식형펀드가 보유한 종목에 80%이상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운용 전략이 다른 펀드임에도 종목 구성이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SRI의 최근 6개월간 주간수익률은 일반주식펀드와의 상관계수가 0.97을 기록했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 수록 움직임이 유사하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국내주식을 대상으로한 SRI펀드가 추종할만한 비교 지수가 없어 코스피를 추종 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어 SRI에서 제외된 기업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운용인력의 제한으로 기업을 모두 조사할 수 없는 문제도 주요 원인이다. 한편 최근 국민연금이 SRI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어 향후 SRI펀드시장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운용사에서는 SRI펀드를 전담하는 팀을 따로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0월로 예정된 DJSI(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Korea와 거래소에서 공시하는 SRI지수로 인해 SRI펀드의 변화가 예상된다. 류승미 제로인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SRI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및 SRI지수 발표는 SRI펀드의 투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SRI펀드가 점차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며 범위를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SRI펀드를 선택할 때 해당 운용사에서 사회책임투자의 기준, 범위, 선별방식 등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