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업계 GIPS 바람)②글로벌경쟁의 필수 장비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국제운용성과기준(Global Investment Perfomance Stardard)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5년치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류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인 만큼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자산운용업계에 GIPS 시동을 건 것은 바로 국민연금. GIPS 도입시 위탁사 선정에 있어서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도입하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들이 운용사 선정에 GIPS 도입 여부를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을 필두로 자산운용사들은 본격 GIPS 구축에 나섰고 이를 검토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업계에서는 연내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도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4개회사 GIPS 구축..연내 다수 도입할 듯 국민연금은 자금운용을 위한 운용사를 선정할때 펀드별 성과를 투명하게 비교할 수 있는 수단으로 GIPS를 주목했다. 이어 작년말 GIPS를 도입한 운용사들에게 위탁사 선정시 2점의 가산점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12월말까지 GIPS 도입 계획을 제출하라고 종용하는 한편 올해 도입할 계획인 경우 점수에 선반영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GIPS 도입이 규제 사항이나 법적 강제성을 띄는 사항은 아니지만, 국민연금이 국내 금융시장의 큰 손인 만큼 GIPS 도입 분위기는 빠르게 조성됐다.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GIPS 도입 계획을 국민연금에 제출했다. 6월말까지 하겠다는 곳이 6~7개, 연말까지는 40여개가 GIPS를 준용하겠다고 밝혀왔다.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곳은 하나UBS자산운용. 지난 2월 국내 자산운용사로는 처음으로 GIPS를 도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간발의 차이로 GIPS 인증을 받았고 KB자산운용, ING자산운용 등 대형사들이 뒤따라 GIPS 구축을 완료했다. 최근 트러스톤자산운용까지 인증을 받아 GIPS 도입을 완료한 운용사는 5곳 정도다. 현재 GIPS 구축을 진행중이거나 검토중인 운용사는 약 20~30여개에 달한다. 프랭클린템플턴, 우리자산운용, KTB자산운용이 조만간 GIPS 인증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한국투신운용은 오는 8월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이정학 하나UBS자산운용 리스크관리부 팀장은 "먼저 GIPS 구축을 완료한 회사들 외에도 소형회사들도 GIPS 도입을 준비중"이라며 "GIPS 도입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학·공무원연금도 활용..사실상 `의무화` 자금운용을 위한 운용사를 선정하는 잣대로 GIPS를 활용하는 분위기는 여타 연기금으로도 번져나가고 있다. 이미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GIPS를 활용하고 있다. 이 팀장은 "국민연금의 주도로 시작된 GIPS 활용은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까지 번졌다"며 "조만간 여타 연기금도 GIPS를 운용성과 비교 툴로 활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는 연기금의 경우 자산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국제기준인 GIPS를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훈 한국운용 컴플라이언스실 상무는 "연기금 자금은 자산운용사의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큰 자금인 만큼 GIPS 도입이 사실상 의무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GIPS의 국내 상륙은 초기단계지만 해외 선진 국가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기준이다. GIPS는 전세계 31개국 이상에서 채택하고 있으며, 미국 최대 연기금 기관인 캘퍼스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2000년 GIPS가 처음 도입된 일본의 경우, 2007년 3월말 기준으로 GIPS 인증을 받은 자산운용사가 연기금 자산의 84%를 운용하고 있다. 이 상무는 "국내의 경우 연기금의 주도로 도입됐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GIPS 도입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자산운용사가 GIPS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인증기관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고있는데 여기서 적지않은 비용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GIPS에서 인증 의무화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인증기관의 인증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지 않은 인증비용 부담은 소형운용사의 경우 특히 연기금 운용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을 가져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점점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