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소액펀드 청산 움직임 본격화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자산운용업계가 설정액이 작은 이른바 자투리펀드를 청산하기 위한 자율결의에 나선다. 15일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사들은 펀드전환업무 관련 임원들과 긴급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상 50억원 미만 펀드로 3개월간 자금유입이 없던 펀드를 자본시장법상으로 신규등록하지 않고 청산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철배 금투협 집합투자산업부 이사는 "업계에 소규모 펀드수가 지나치게 많은 상황"이라며 "이는 운용의 비효율성과 업계 전체의 관리비용을 높이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는 결국 투자자의 이익에 배치되는 요인"이라며 "자율결의를 통해 운용사들과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은 이달 초 자본시장법이 새롭게 시행됨에 따라 오는 5월3일까지 기존 펀드를 재등록해야 한다. 재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간투법상의 펀드로 남게돼 신규판매가 제한된다. 현재 자통법에서 100억원 미만인 상태로 자금유입 없이 지속될 경우 금융위원회에 신고하거나 수익자총회 등의 절차 없이 운용사 재량으로 청산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 자통법 맞춰 펀드 재등록 시한 임박.. 펀드청산 어려워 하지만 자산운용사 실무자들은 소액펀드 청산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자통법에 맞춰 펀드를 재등록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청산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운용사들은 5월3일까지 기존 펀드를 재등록하기 위해 준비중이고, 신고기간 15일이 필요해 사실상 불과 이틀 정도의 시간이 남은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이같은 자율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아울러 법상으로는 운용사 재량껏 100억원 미만 펀드를 청산할 수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판매사 동의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규모펀드를 청산하거나 비슷한 스킴의 펀드와 통합하고 싶기는 운용사들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펀드 투자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통보해줘야하는데 이는 판매사의 동의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판매사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지만 실무적으로는 판매사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청산을 원하는 해당 펀드의 판매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모든 판매사의 동의가 일괄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설명이다. ◇ 설정액 50억 미만 소액펀드 5천여개 달해 실제로 옛 자산운용협회(현재 금투협)는 2007년 회원사들에 소액펀드 개수와 분기별 실적을 보고받기도 했지만 이들 소액펀드중 절반도 청산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경우 운용하던 소액펀드를 청산하기 위해 해당펀드를 판매하는 판매사들을 통해 사전동의를 일일히 구했다. 그러나 수익자들에게 동의를 얻고 청산하기까지 한달 정도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수익자 중 해당펀드 청산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어 판매사의 도움을 얻어 해당 투자자가 다른 펀드로 전환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현재 50억원 미만의 소액펀드라 하더라도 자금이 모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 악화로 자산가치가 감소해 소액펀드가 된 경우도 문제다. 이런 경우 펀드를 청산할 경우 투자자에게 손실을 확정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한편 금투협에 따르면 전체 펀드수는 13일 현재 9723개로 이중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는 5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만으론 423개 중 약 2500개 펀드의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