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펀드 줄여 中 비중 늘려라" (이데일리)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에 디폴트 우려까지 합세하면서 러시아 증시가 주저앉자, 요즘 러시아펀드 투자자들은 지난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선언 상황이 재발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와는 달리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세계3위 수준으로 견실한 상태고, 내년부터 경제도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러시아 경제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전망도 불투명해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펀드를 조금씩 팔아 성장가능성이 큰 중국이나 이머징펀드 비중을 늘리는 분할매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외환보유고 충분..디폴트 가능성 제한적 지난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은 선언은 막대한 재정적자와 아시아 외환위기가 맞물리며 찾아왔다. 이 당시엔 외환보유고가 104억달러에 불과했고, 체첸과 내전 탓에 서방과 관계도 악화된 상태였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증시는 90% 이상 주저앉았고, 채권은 휴지조각이 됐다. 위기의 강도만 보면 현재상태도 당시보다 나아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위기가 맞물리면서 극도의 신용경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 수출과 세입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지난해와 달리 배럴당 40달러선에서 움직이면서 국가재정에 만만찮은 부담을 주고있다. 게다가 루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외화를 풀고 있어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소진되고 있고, 그루지야와 전쟁과 가스분쟁을 통해 서방과의 관계도 그리 좋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지난 1998년 모라토리엄 학습효과가 동반되며 러시아 주식시장은 된서리를 맞은 상태다. 2일 기준 러시아 증시는 지난해 5월 기록했던 고점대비 8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하지만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우선 1998년 당시엔 갚을 돈이 없었지만, 현재는 세계 3위 수준인 380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안정기금 형태로 2000억달러를 더 갖고 있어 러시아가 최악의 상황까지 갈 상황은 아니다. 일부에선 내년 중에 외환보유고가 다시 5000억달러 선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러 펀드 팔고 中·이머징 비중늘리는 `분할매매` 전략 필요 디폴트 가능성은 낮지만 러시아 경제의 펀더멘털이 매우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러시아 펀드 비중을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 투자 비중이 높은 동유럽펀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러시아펀드 수익률이 반등할 때 마다 비중을 줄일 것을 권하고 있다. 문제는 환매타이밍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등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시에 러시아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힘들다면,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높은 중국과 기타 이머징 국가의 반등을 이용해 러시아 펀드의 비중을 덜고 중국 등의 펀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용해 보인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주식시장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러시아 주식시장을 대체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높은 쪽을 기회가 될 때마다 매수하고 러시아관련 상품은 매도하는 일종의 분할매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