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보고서 비용 몽땅 떠안은 펀드업계 울상(Edaily)

자산운용사들이 매 분기별 투자자들에게 발송하는 자산운용보고서 발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자산운용보고서 발송비용을 펀드 내에서 부담했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후에는 자산운용사가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바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가뜩이나 펀드시장 침체로 자금유입이 부진한 상황에서 새롭게 운용보고서 발송비용을 떠앉게 돼 회사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펀드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공모펀드 계좌에 대해 적용되는 만큼 설정액이 미미한 `자투리`펀드들을 포함해 계좌수가 많은 회사들의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자산운용사, `고객 정보도 모른채 운용보고서 발송해야`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분기마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자산운용보고서 비용이 이전에는 펀드내에서 비용으로 처리돼 사실상 투자자가 부담했으나 앞으로는 자산운용사가 수익으로 부담하게 된다. 펀드 투자자 입장에선 이전까지 펀드내에서 비용으로 처리되던 자산운용보고서 발송비용이 `내가 가입했던 펀드 비용`에서 제외됨에 따라 조금이나마 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증시조정으로 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자가 지던 비용을 한푼이라도 아끼고, 수익률을 조금이나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고객의 자금을 굴려 운용보수로 수익을 얻는 자산운용사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결국 투자자의 돈이 아니냐는 자산운용업계의 지적도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운용보고서 발송에 쓰인 돈은 어림잡아 350억~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수익률로 환산하면 지난해는 평균 0.02~0.03%, 올해는 펀드 자산총액의 급감으로 평균 0.03~0.04%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운용사 개별 회사별로 운용보고서 발송비용이 연간 수익의 1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회사별로 펀드 계좌수에 따라 그 비용이 달라지겠지만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사의 경우 1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경우 2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기본적으로 펀드에 가입한 고객의 정보를 알 수 없고, 다만 계좌만 알 수 있을 뿐"이라며 "투자자가 펀드를 가입한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회사만이 고객의 정보를 알 수 있어 사실상 자산운용사는 고객 정보도 모른채 판매사에 비용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벌써부터 판매사들이 `종이질을 고급스러운 것을 사용해달라` 것에서부터 `보고서를 보기좋게 예쁘게 해달라`는 등 다양한 요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투리펀드 많은 운용사, 보고서 발송비용 부담 `이중고` 설정액이 미미한 `자투리` 펀드에 계좌수만 많다면 그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설정액이 클수록 자산운용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도 많겠지만 이처럼 덩치가 작은 펀드들의 경우 운용사가 받는 수익은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10억원짜리 펀드가 한 계좌에서 설정한 비용이라면 자산운용보고서가 한 번 발송되지만 1000만원짜리 계좌가 100개 설정됐다면 자산운용사보고서가 100개 발송해야 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자투리펀드들을 정리하고 싶어도 수익자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민원우려로 쉽게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4일 현재 설정액이 10억원 미만의 공모펀드를 100개 이상 갖고있는 자산운용사는 한국투신운용(273개), 산은자산운용(139개), 하나UBS자산운용(109개), 삼성투신운용(109개) 등이다. ◇ 보고서 발송비용 부담 글로벌표준 없어.. 당분간 논란 지속될 듯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자통법에 따라 시행되는 자산운용보고서 발송비용 부담에 대한 관련규정을 다시 개정하거나 최소 보고서 발송횟수나 방법 등을 현실에 맞게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투협측도 "자산운용보고서 발송 비용 부담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 무엇인가 연구해봤지만 각 국가마다 상황이 모두 다르다"며 "펀드내에서 부담하거나, 자산운용사가 모두 부담하거나, 혹은 판매사와 분담하는 등 국제적 기준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금투협측은 보고서 발송 수단을 이메일 등을 병행해 비용을 줄이거나, 매 분기마다 발송하지 않고 연간 한번 발송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통법이 시행된지 한달도 채 안돼 이를 변경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은 상황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법을 다시 바꾸자는 논의보다는 산업전체의 비용을 낮추는 방향의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자산운용업계의 전반적인 비용절감을 검토하는 작업반의 연구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yol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