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매도 주범은 헤지펀드 환매물량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최근 외국인 매도 요인 중 하나로 헤지펀드가 지목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주식시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금융위기가 극에 달하고 그 불똥이 실물경제와 신흥시장으로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는 환매 및 청산 압박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담보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마진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경우 자기자본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의 활용도가 높다. 이번 금융위기로 담보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금융회사들이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기준을 높이면서 헤지펀드내 보유 자산 중 현금화가 용이한 신흥시장 주식을 매도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도 헤지펀드의 매도를 야기하고 있다. 약 8200개 헤지펀드 자료를 집계하는 유레카 헤지(Eureka Hedge)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지수와 이머징마켓 헤지펀드 지수는 올들어 10월까지 각각 12.0%, 22.9% 하락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글로벌 헤지펀드와 이머징마켓 헤지펀드의 연간 수익률 평균치가 각각 13.1%, 22.9%인 것을 감안하면 환매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공매도 규제 강화에 따른 전략 구사의 어려움도 헤지펀드에겐 부담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각국은 증시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공매도를 일정기간 금지하는 조치를 내놨다. 헤지펀드에서 주식투자에 빈번히 사용하는 롱-숏 전략(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 조차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제약을 받을 수 있다. ▲ 헤지펀드의 자산 및 자금 유출입 추이 전문가들은 작년말 기준으로 헤지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조2000억달러, 펀드 수는 1만1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얼마나 많은 헤지펀드가 청산 요청을 받았는지 추가매각할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기한 요인으로 헤지펀드가 지난달부터 환매 및 청산 요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달에는 정점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레카 헤지가 집계하는 헤지펀드의 자산은 작년말 1조8684억달러에서 올 10월 1조7900억 달러로 줄었는데, 이중 올해 자금유출 규모는 88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자산가치가 1100억 달러가 하락했는데, 이중 자금유출이 627억달러, 운용손실이 473억 달러로 알려지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환매 요청을 받은 헤지펀드의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한 보유자산의 처분이 불가피하다"면서 "연말 환매 및 청산을 위해서는 통상 이달말까지 요청을 해야 하므로, 헤지펀드의 막바지 물량이 이달말에서 내달초에 걸쳐 흘러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펀드 운용에 있어 환매에 대비한 현금확보가 사전에 상당부분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클라이맥스는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외국인 매도를 완충할 수 있는 국내 매수여력"이라며 "연기금은 올해 계획한 자금을 연말까지 모두 집행할 가능성이 있고, 투신은 배당을 받기 위해 통상 연말에 주식을 보유하는 사례가 많다"고 고 설명했다. 또 "최근 설정된 증안기금이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점과 코스피지수 1000선 이하에서는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매도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