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학습효과`가 펀드환매 막았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선을 하회했지만 펀드시장에서 정작 우려했던 대량환매(펀드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IMF외환위기 시절에 겪었던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펀드환매를 자제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외 증시는 지난달 들어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가 악화되면서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월간수익률 -33%, 연초이후 수익률 -47%를 기록했고, 해외주식형은 월간수익률 -37%, 연초이후 수익률 -57%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의 설정액과 운용수익을 합한 순자산액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80조2950억원을 기록, 한달전에 비해 무려 27조2700억원이 감소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39조4770억원을 기록해 전월대비 3조473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펀드자금이 순유출된 것은 유출액 증가보다 유입액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려했던 대규모 펀드환매는 없었고, 증시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규 펀드가입이 줄어든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 IMF당시 환매로 손실.. `싼가격에 매입 장기투자 이익` 학습효과 생겨 전문가들은 이처럼 증시급락에 따른 펀드손실에도 불구, 펀드런의 가능성이 낮은 근거중의 하나로 과거 학습효과를 꼽고 있다. IMF 학습효과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IMF 당시 투자자들은 낮은 가격에 환매하면서 결국 더 큰 손실을 보게 되자 증시 하락시 환매가 꼭 바람직한 투자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 들어있는 IMF때의 학습효과를 계량화시켜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IMF효과는 투자자들에게 싼 가격에 매입해서 장기투자를 했을 경우 손실보다 이익이 더 많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집효과에 따른 시장의 쏠림현상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것도 투자자들의 IMF 학습효과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악재 돌출시 펀드자금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환매에 나설 정도의 대형악재는 없다는 것도 펀드환매를 자제시킨 또다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오 애널리스트는 "우리 기업들의 재무 건정성이 좋아졌고,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려했던 것과 같은 대규모 환매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현재는 낮다"고 말했다. ◇ 손실폭 너무 커 환매 못한 측면도.. 증시반등시 환매욕구 부추길 가능성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증시가 향후 반등하게 되면 환매에 대한 압력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장은 "펀드손실폭이 너무 커 손실을 확정짓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다수의 펀드자금이 비자발적 장기투자로 성격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수가 반등할 경우 펀드자금의 환매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가시화돼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오 애널리스트는 "현 상태의 금융위기가 일단락돼 주식과 환율시장이 안정을 찾고, 장기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면 펀드런에 대한 기우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